FASHION SHOW CODE - 공항
2016-01-01고학수 기자 marchberry@naver.com







연말연시에 크리스마스까지 연휴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미리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 추위를 피해 따뜻한 동남아의 휴양지로 떠나거나, 최근의 불안한 국제 정세 때문에 유럽이나 중동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일본과 중국, 홍콩, 대만도 인기다. 국내의 제주도는 가깝고 말도 통하며, 안전하고 공항에 나가 비행기를 타고 외국 나가는 기분까지 만끽할 수 있어 점점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몇 년 째 해외 여행객이 사상 최대 신기록을 갱신했다는 뉴스는 연휴의 단골 소재가 되었다. 한 해 출국자가 누적 1500만 명이라니, 어림짐작으로도 국민 3명 중 1명은 1년에 한 번 이상 해외를 나간다고 계산된다. 타인의 SNS만 봐도 누구나 쉽게 해외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불과 30여년 전 까지만 비행기를 타고 외국을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근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에피소드에도 나왔듯이 1980년대가 되어서야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었고, 그나마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대중화 된 것도 2000년대 이후에 들어서였다.

조금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여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귀족이나 부르주아처럼 돈 있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고급 취미였다. 17세기부터 유럽 귀족들 사이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유행했다는 그랜드 투어나 귀족들의 여행을 위한 가방으로 시작된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만 봐도 ‘여행=고급’이라는 등식이 세워진다. 그래서 아무리 명품이 대중화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쉽게 살 수 없듯, 해외여행도 여전히 돈과 시간을 들여야만 즐길 수 있는 사치품의 영역이다.

이렇게 해외여행의 흔한 듯 하면서도 여전히 고급스러운 이미지 덕분에 공항이라는 공간도 더불어 사람들의 허세와 욕망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연예인의 공항 패션은 패션 기사의 단골 주제가 되었고, 인터넷 쇼핑몰의 모델들조차 공항을 배경으로 화보를 찍는다. 

사람들의 욕망과 트렌드를 읽어내는 칼 라거펠트는 이러한 사람들의 관심을 놓치지 않고 샤넬의 2016 S/S 컬렉션의 모티브를 공항에서 얻었다. 패션쇼장인 거대한 그랑 팔레는 체크인 카운터와 탑승구, 공항의자까지 완벽하게 공항의 모습으로 재현되었다.

무엇보다 기분 좋은 여행의 가장 큰 조건인 화창한 날씨를 배경으로 만들어 사람들의 떠나고 싶은 마음을 더욱 자극시켰다. 샤넬 에어라인의 트위드 유니폼을 입은 스튜어드가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시작된 이 컬렉션은 또 한 번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 내며 사람들을 환상 속으로 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