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섬유·패션업종은 전년 종가 대비 136.6%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상승업종으로 기록됐다. 전년대비 54%의 상승률을 보였던 지난해 전체 주식시장의 성적과 비교하면 전체 평균의 2배를 웃돌며 활황세를 리드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섬유·패션업종 지수는 연초 70.47포인트에서 166.75포인트로 136.6% 상승했다. 의류용 심지 제조업체인 동일패브릭은 미국계 제약회사와 합병하면서 연초대비 무려 3천766% 주가가 급증했다.
패션업체들은 주요 매출처인 백화점 기준으로 3/4분기까지 매출액이 전년대비 9% 늘어났다. 역시 캐주얼 매출 확대가 주류를 이루면서 여성 캐주얼, 남성의류 및 아동·스포츠 의류의 매출 성장이 두각을 나타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은 역시 여성 캐주얼로 전년 동기 대비 11.9%의 신장세를 보여줬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4/4분기에도 의류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스포츠·아웃도어 및 캐주얼 의류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3분기의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환율 하락에 따른 악영향으로 영원무역 등 대표적인 수출 주력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실적악화 우려감도 크게 부각됐다. 또 이너웨어업체들의 주가도 장기적인 경영악화 등으로 인해 상승폭이 제한됐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환율 안정세와 백화점 및 할인점을 중심으로 의류 판매가 호조세로 전환되어 전반적인 주가상승세에 편승했다.
패션업체 중에서 가장 상승폭이 큰 업체는 신원과 데코를 들 수 있다. 신원은 전년도 순이익 적자에서 3/4분기까지 94억원의 흑자를 보이고 이후 11월까지 지속적인 매출 호조와 순이익 증가가 이뤄지면서 실적 호전이 나타났다. 데코도 경상이익을 바탕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보다도 신원은 대북사업 진출에 따른 기대감으로, 데코는 이랜드로 인수 합병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고 보는 편이 맞으며, 이로 인해 신원은 연간 725%, 데코는 889% 주가가 급등하였다. 이 외의 패션업체들도 평균 150% 정도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한섬과 제일모직 상승세는 오히려 제한적
지난 한 해 한섬의 주가는 79%, 제일모직은 76% 상승에 그쳤다. 지속적인 저평가주로 손꼽히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두 업체임에도 이러한 현상을 보인 이유는 집중화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캐릭터 정장 중심의 오브제, 드레스셔츠 중심의 우성I&C 등의 중소 업체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문가들로부터 유망 기업으로 평가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한섬은 수익구조가 우수하고 주가도 변동폭이 크지 않다고는 하지만, 사실상의 흐름은 성장성이 축소되고 있다. 상반기 실적 악화 요인도 이러한 신규 브랜드 및 성장성이 약화된 데 기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전자사업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순수 의류업체의 주가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 회사도 신규 사업부분 확대 및 의류 사업부의 성장성 확보가 제한적인 것은 사실이다.
주식시장에서 상장 및 등록 심사와 유지 조건이 강화되면서, 상반기에 베네데스하이텍, 지누스, 세원화성, 경남모직, 아이텍스필 등의 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었으며, 하반기 들어서도 국제상사, 한국합섬, 충남방적 등이 거래정지 상태로 법정 분쟁에 휩쓸리고 있다.
역시 IMF 이후 섬유 관련 소재 산업들과 원면, 원사, 방직 관련 업체들의 실적 회복은 제한되어진 한 해로 보여졌다.
결론적으로 섬유 및 패션업체들의 약진이 크게 돋보였지만, 업체 간 명암은 분명하게 구별되는 한 해였다. 기업의 역량을 중심으로 집중화해 공격적 경영 전략을 펼친 기업은 성장하고 주가와 실적 모두 상승한 반면,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들은 제자리걸음 또는 퇴출을 당하는 한 해로 마감한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