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2
까칠한 김대리의 패션 스코프

매년 서울시에서는 적지않은 예산을 지원해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하고 있다.
과거 SFAA 때부터 관심있게 패션쇼를 접해왔기에 과거와 현재의 서울패션위크를 보면서, ‘민’과 ‘관’의 아전인수격 입장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같이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패션산업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하는데, 세계 제일의 도시인 뉴욕을 대표하는 비즈니스는 뭘까?
월스트리트와 같은 금융산업이 지금의 뉴욕을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뉴욕은 패션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다.
또 세계 패션 수도인 파리, 그리고 이탈리아의 밀라노, 영국의 런던, 일본의 도쿄 등 세계경제와 문화를 리딩하는 선진국들의 또 하나의 이름은 ‘패션의 도시’다.
패션은 1차 제조업에서부터 판매, 물류, 서비스의 3차 산업까지, 더욱이 디자인과 소비자 분석 등 정보지식 산업까지 전 영역에 걸쳐 지속성장할 수 있는 대표 산업이다.
자본주의의 성격과 잘 부합하는 산업이고 유무형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산업이다보니, 선진국의 산업 포트폴리오로서 반드시 육성해야하는 산업이다.
그렇기에 현재 서울시 산하 서울디자인재단뿐 아니라, 문화체육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협회, 단체들이 다양한 형태의 패션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 패션 문화와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행사인 서울패션위크는 현재 ‘관’ 주도의 행정 패션위크라는 주장과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울시가 직접 운영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면 왜 이러한 문제가 생길까? 패션쇼도 하나의 시장인데, 팔려는 사람은 있어도 사려는 사람이 없는게 바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시장이 형성되면 패션쇼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지만, 우리 패션시장은 지난 수십년간 컬렉션과 별개의 시장이었다. 요즘 'SPA'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실상 국내의 대부분 패션기업은 SPA 형태의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다.
외국의 사입형 패션시장과 달리, 제조자와 판매자가 일치하는 형태로 국내 패션 마켓은 지금까지 성장하였고, 당연히 패션쇼나 트레이드쇼는 구매자가 없이 돈만 들고 이익은 나지 않는 대표적인 마케팅 행사였다.
리테일러인 백화점이 있었지만, 이들도 패션기업에게 공간만 빌려줬지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기에 패션 산업을 구성하는 주체들간 비즈니스는 취약했다.
요즘 국내 패션시장은 리테일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사입형 리테일 비즈니스로의 근본적인 전환은 아직도 갈 길이 멀고, 서울패션위크도 전시성 행사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배경에 서울패션위크는 분명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행사 주최자인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대행사 선정 및 운영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CFDK나 한국패션협회도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대승적 차원에서 패션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배 디자이너들과 기득권을 가진 관계자들의 양보를 통해, 젊은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에게 더 많은 도전 기회를 줘야만 행사가 활기를 찾을 것이다.
또 아시아 각국의 디자이너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행사의 부대행사로 치부하고 있는 전시회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근본부터 재설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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