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8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기자의 시각 - 최은시내 기자

지난주, 한섬이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 팝업 스토어를 연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패션 및 유통업계에 화제가 됐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최대 규모와 전통을 자랑하며, 매년 30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찾는 파리의 명소. 이런 곳에 한섬이 아시아권 패션 브랜드로는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창립 212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게다가 ‘톰그레이하운드’의 매장은 ‘샤넬’ ‘까르띠에’ 등 명품관과 근접한 핵심공간에 위치하며, 1층 쇼윈도 16개 중 12곳을 한섬 브랜드로 채우는 파격 대우를 받기도 했다.
이 백화점은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유명 브랜드가 아닌 일반 패션 브랜드에게는 쇼윈도 전시 비용을 부담시켰지만, 한섬에게는 무료로 제공했다. 특히 이번 팝업스토어에는 ‘타임’ ‘시스템’ ‘SJSJ’ 등 한섬의 의류 및 핸드백 자체 상품을 함께 프랑스 패션 시장에 선보인다는 점에 있어서 의의가 크다.
김형종 한섬 대표 또한 “이번 라파예트 백화점 팝업스토어 입점은 패션의 중심지 파리에서도 ‘타임’ ‘시스템’ 등 국내 브랜드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해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섬의 움직임은 일찍이 글로벌화를 위해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종 목적지인 중화권 진출을 염두해두고 지난해 3월 트렌드 발신처인 파리 마레지구에 ‘톰그레이하운드’에 매장을 열어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번 갤러리 라파예트 입점 또한 바이어가 마레지구 매장에 방문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한섬은 이에 힘입어 연내 온오프라인을 활용해 홍콩, 중국 등 중화권 국가 진출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패션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섬과 현대가 일으킨 시너지 효과로도 주목받고 있다. 수십년간 여성복 강자의 위치를 이어올 정도로 뛰어난 상품력을 지닌 한섬과 대기업 다운 유통 노하우와 마케팅력을 지닌 현대백화점이 손을 잡아 올린 쾌거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한섬의 진취적인 행보에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희망도 함께 부풀어 오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한계를 느끼고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지만 대다수가 실패를 맛본 터라 한섬의 사례가 좋은 귀감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고급 소재, 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앞서가는 커리어 우먼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여성복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 한섬이 국내 브랜드 글로벌화에도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을 치는 것처럼 소문을 퍼뜨린 뒤 실제는 서쪽을 치는 전술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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