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가 꼽은 2014 패션 산업 10대 이슈는?

2014-12-18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텐꼬르소꼬모' 서울 매장



삼성패션연구소가 올 한해 화제가 되었던 패션 산업의 10대 이슈와 2015년 업계 전망을 16일 발표했다.


2014년은 유난히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았다. 이로인해 침체된 분위기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까지도 큰 반등 없이 저성장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 패션 시장의 패러다임도 재편되고 있다. 한동안 성장가도를 달리던 아웃도어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한국 패션 시장의 판도를 바꾼 SPA의 성장은 올해도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경험과 삶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국경없는 소비 행태를 보였으며, 유통업체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로 까다로워진 고객잡기에 나섰다.


◇'경험'을 키워드로 패러다임 재편
국내 패션 시장은 일상 생활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경험'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재편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오수민 연구원은 "일상 생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작지만 만족감을 주는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며 "소소한 일상에 주목하면서 모든 트렌드가 라이프스타일과 맞물려 돌아가고 혜택과 가격 사이에서 저울질 하던 가치 소비자들이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서는 소비 '작은 사치'를 불사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국경없는 소비 행태를 보이고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단순한 디자인에도 기능성을 기대하지만, 동시에 1990년대의 아날로그적 감성에 반응하는 다면적인 성향을 보였다.


◇의식주휴미락으로 확대되는 카테고리
패션과 먹거리 위주에 집중됐던 소비 문화가 삶 전반으로 확장되며 라이프스타일 소비도 조명을 받고 있다. 유행 아이템과 패션 브랜드 자체에 집중했던 이전과는 패션을 달리 삶을 살아가는 방식, 태도, 가치, 소비 습관이 묻어나는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으로 보기 시작한 것.


이런 이유에서 한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을 문화적 체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개념의 편집매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텐꼬르소꼬모'와 '비이커'등 패션을 중심으로 생활용품 영역까지 확장한 편집 매장이다. 최근에는 자주 플래그십 스토어나 무인양품 등 생활밀착형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안하는 매장이 등장했으며 오는 18일에 문을 여는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 또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가치와 이슈를 쫓는 소비
최근에는 가치와 가격으로 양분되는 소비 행동을 보이는 '가치 소비'를 넘어서 열망하는 대상을 궁비하기 위해 장시간 줄서기도 감수하고 프리미엄을 붙여 더 비싼 값에 구입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들까지 등장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이처럼 자신만의 강력한 준거 기준에 기반한 소비 생활을 영위하는 소비자를 ' P형 소비자'라 명명했다.


오 연구원은 "슈퍼마리오 해피밀 세트나 알렉산더 왕의 콜래보레이션 의상을 갖기 위해 맥도날드와  'H&M'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차별적 가치를 지닌 상품을 소유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대표적인 'P형 소비자'"라며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마니아 감성을 자극할 차별적 가치, 이슈화될 만한 매력, 몰입할 수 있는 경험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감도높은 여미족
패션의 새로운 주체로 여미족이 떠올랐다. 여미족은 도시에 거주하는 남성을 뜻한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고 패션과 언론에 관여가 높아 유행에 민감한 소비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정보 공유 활동도 활발하고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여미족의 특성에 맞춰 유통가도 변하고 있다. 신사복 '갤럭시'는 남성 편집매장 '란스미어'와 결합한 '갤럭시 라운지'를 새롭게 선보였고,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7층을 '씨티스케이프'라는 콘셉의 남성 전문관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 제품과 기타 남성 아이템을 판매하는 '루이스클럽' 등 남성 전문 매장 오픈도 줄을 잇고 있다.


◇과거와 아날로그로의 회귀
3년전 '건축한개론'부터 '응답하라' 시리즈, 최근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까지 1990년대 문화 코드는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초기에는 드라마나 음악을 중심으로 복고 무드가 전파됐지만 지난해부터는 패션에도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스웨트 셔츠, 스태디움 점퍼, 스냅백과 같은 아이템이 부각되면서 놈코어 스타일이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놈코어는 힙스터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최신 유행을 따르지 않는 트렌드'를 말한다.


◇전 분야로 퍼져가는 기능성 열풍
더 이상 기능성은 스포츠웨어나 아웃도어에 한정되지 않는다. 겨울 한파에 '에잇세컨즈' '탑텐' 'BYC' 등 패션 브랜드는 물론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도 발열 내의를 개발해 선보여다.
신사복도 예외는 아니다. '로가디스'는 기존 수트보다 기능성과 활동성을 강조한 스마트 수트 2.0을 출시했다. 신축성이 강한 파워네트를 사용해 활동성을 극대화하고,  상의 스마트폰 전용 주머니에 NFC 태그를 삽입해 비즈니스맨에게 편리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전년 동기대비 3배의 매출을 올렸다.


◇바이럴 마케팅에 산업계가 들썩
2014년은 때아닌 감자칩 품귀 현상으로 전국이 들썩였다. 그 주인공인 '허니버터칩'은 SNS를 통해 '없어서 못파는 과자'로 입소문이 나면서 그 인기가 더욱 들끓었다.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를 입증해 보인 것이다. 소비자들 스스로 입소문을 내는 바이럴 마케팅의 파급력이 커짐에 따라 이를 이용한 유튜브 마케팅 또한 많은 이슈를 낳았다. 김보성이 의리를 외쳤던 비락 식혜, 장미여관의 육중완이 등장하는 '로가디스'의 스마트 수트 등 TV 광고에서 꺼렸던 B급 코드를 활용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국격을 넘어선 소비 행태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조금이라도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 해외 직구도 망설이지 않는다. 지난해 4만여 건이던 한국의 해외 직구는 8만여 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직구 규모도 지난해 1조1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
내수 패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특히 중국으로 눈을 돌려왔다. 한류덕에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선호하게 됐기 때문.


국내 패션업계에 차이나 머니의 유입도 본격화되고 있다. 2012년 '인터크루'를 시작으로 '탱커스' 'BNX' 등의 국내 패션 업체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직간접적 자금 투자를 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내후년부터는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이 풀리면서 아동복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계 글로벌 기업 리앤펑은 서양네트웍스를 인수했고, 랑시그룹이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했다.


◇유통가의 콘텐츠 전쟁
경험과 몰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유통업체들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오픈형 MD로 브랜드 간 벽을 허무는가 하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4N5에 이어 남성관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해 차별화된 공간을 제안하고 있다.


코엑스는 1년 8개월간의 리모델링을 통해 컬처 플랫폼으로 재탄생했으며, 롯데월드몰은 편집형 숍을 선보였다. 이들 복합쇼핑몰은 콘텐츠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코스' '자라 홈' 'H&M 홈'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도 했다.


 ◇2013년 저성장 속 무한경쟁 시작
삼성패션연구소는 2015년 국내 경제에 극적 반등은 없을 것으로 내대봤다. 더 이상 국내 경제에서 고도 성장을 예상하기는 어려우며, 기업들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무한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것.


조닝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성과 양면성이 혼재하고 있지만 여기서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취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연구소측의 의견이다.


오 연구원은"이제는 경험을 넘어 교감을 통해 직관적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융합을 강조하는 지금 저성장 기조를 이겨낼 돌파구는 스마트한 분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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