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3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기자의 시각

신진 디자이너들의 등용문이자 국내외 바이어들의 비즈니스 장이 되어주는 서울패션위크가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미 끝난 축제라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나고 싶겠지만 잠시 시일을 거꾸로 되돌려 그 출발선에 대해 주목해보고자 한다.
서울패션위크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있어 선망의 무대다. 그도 그럴 것이 제대로된 패션쇼를 펼쳐보일 수 있는 얼마 안되는 행사인데다, 다수의 해외 바이어들에게 내 브랜드를 소개하고 잘만 하면 수주로까지 연결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그 간절함이 커서일까? 매번 서울패션위크에 응모했던 디자이너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가장 많은 화제가 되었던 것은 선정 심사 기준이다. 디자인재단 측은 사업설명회를 통해 서울컬렉션 심사 기준을 밝힌 바 있다. 1차 정량심사는 국내 영업 실적과 해외 영업 실적은 5:5로 반영하며 최근 3년 연속 참여 디자이너에게는 가산점이 부과된다.
2차 정성심사는 디자인재단에서 선별한 심사위원단이 해외 시장에 맞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는지와 더불어 생산성·수익성·상품성·창의성 등을 평가하는 주관적 심사다.
문제는 이 두 심사의 반영 비율이다. 서울컬렉션은 정량심사가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제너레이션 넥스트의 경우에는 정량 심사 비중을 낮춰 50% 수준이기는 하나 이 또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된다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중론이다.
제너레이션넥스트 또한 정량 심사 중 50%를 해외 수출 실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제 갓 시작한 신진 디자이너들이 해외에서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면접장 꽁트에서 유병재가 “다 경력만 뽑으면 나같은 신입은 어디에 가서 경력을 쌓나”고 울분을 토하던 것이 서울패션위크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셈이다. 또한 디자인의 가치나 옷의 품질보다는 상업성만을 강조한 브랜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
심사위원 선정에도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패션위크 기간 중 행사장에서 만난 한 디자이너는 “이번에 패션쇼를 진행하는 디자이너 중 심사위원단에 부모가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이 걸었던 길을 걷게 하려는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이렇게 되면 그 디자이너가 실력으로만 승부를 한 것인지 특정 심사위원단의 입김이 작용한 것인지 알 길이 없는 것 아니냐”며 따졌다.
심사에 참가했던 다른 디자이너는 자신의 브랜드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성심사 시 심사위원들이 브랜드나 옷에 대한 질문보다는 “학교는 어디를 나왔는지” “유학은 다녀왔는지” 등 개인적인 질문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패션위크나 트레이드쇼 어디를 참가해도 사적인 질문을 하는 곳은 없다. 오히려 면접도 하지 않은 채 옷에 대한 정보만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곳이 다수”라며 “서울패션위크의 심사 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패션위크의 심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회 개선을 거듭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열정을 가진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한정된 기회를 차지해야하는 구조이다 보니 불만의 목소리는 새어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을 수렴해야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 패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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