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2006 가두상권 이것이 화두Ⅳ
“이곳은 15만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형성된 상권이다. 단골손님이 매출의 50%를 넘는다. 중장기 관점에서 고객을 관리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심학선 「예스」 군산 나운동점 사장)
“같은 브랜드라고 디스플레이가 모두 같지는 않다. 고객에게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디스플레이를 연출한다.”(신혜경 「비키」청주점 사장)
보세형 브랜드로 가두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펴고 있는 A씨. 그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이뤄졌다. 2년 전 명동서 모 캐주얼 브랜드 대리점을 하던 그는, 운영하는 브랜드 본사의 신상품 입고가 매번 늦어 판매시기를 놓치는 일이 잦자 불만이 쌓여갔다. 더욱이 명동상권의 경우 소비자들의 패션 욕구가 빨라 다른 상권보다 판매 시기가 빠른 터라 그의 불만은 더욱 컸다. 급기야 그는 회사 측과 협의해 일부 단품에 한해서 동대문서 사입해 넣기로 한 것. 동대문 사입 이후 A씨 매장의 매출은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A씨는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면서 입었던 적자도 만회할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브랜드 매장을 접고 보세 매장으로 전환했는데, A씨의 이러한 사례가 주변 사람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와 같은 고민을 하던 지방 점주들의 문의가 이어진 것. 이에 A씨는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그들의 요청에 따라 일부 점주에게는 사입을 대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는 생각 외로 수요가 많은 것을 알고 자체 보세형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펴기 시작했다.
소비자 패션 욕구가 가장 빠른 명동상권이 아닌 지방 상권이었다면 A씨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것이고, 또 브랜드에서 상품 공급만 적절히 해주었어도 프랜차이즈 사업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비자 안목과 선별 능력 높아져
브랜드 비즈니스가 갖는 큰 장점은 통일성이다. 서울의 명동에 있든 강원도 촌에 있든 브랜드 매장은 똑같은 간판에 똑같은 상품, 똑같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대한다. 이러한 통일성은 상품에 신뢰를 더해 소비자로 하여금 안심하고 상품을 구입하게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패션 안목이 높아지고 상품에 대한 선별 능력이 생기면서 통일된 정책이 일부 상권에서는 외면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대구에서 캐주얼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점주들끼리 얘기를 하다 보면 서로 해당 지역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다른 경우가 있다. 또 본사에서 잘 팔린다는 상품이 외면받고, 예상치 못한 상품이 잘 팔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우는 여성복의 경우 더하다. 유행하는 아이템이라도 여성복은 소비자들이 디테일이 다른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어떤 매장에서는 안 팔려 재고로 섞이는 상품이 다른 지역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경우도 있다. 백화점 위주로만 영업을 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두점 영업을 시작한 한 여성복은 이로 이해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 매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다른 지역 매장에서 재고로 비치된 것을 알고 수평이동을 추진했는데, 점주의 비협조로 결국 판매 시기를 놓쳐 재고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체감기온 차, 상권 세분화 이유
백화점과 달리 가두점의 경우 지역 특성이 더 강하고 기온에 따른 구매 욕구 차이도 심하다. 때문에 상권 특성에 맞추는 맞춤형 전략이 요구된다. 아동복 「한스앤그레텔」최정수 영업차장은 “지난 12월과 1월은 추운 날씨로 가두점 매출이 바닥이었다. 반면 지하상가 매장은 예상 외로 매출이 높아, 월 5천만원이 넘는 매장도 5개나 나왔다”며 “미리 예상해 대처했다면 최소 1∼2천만원어치는 더 팔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권 세분화도 가두상권 매장 운영에 있어 맞춤형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신흥 상권이 생기면서 과거와 달리 상권이 토막난데다가 상권을 찾는 연령대도 세분화돼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역 소비자 니즈 제안 노력 필요
내 지역과 상권에 맞는 점주들의 맞춤형 노력도 요구된다. 상권을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와 선호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찾아 제안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키」 전국 1등 매장인 청주점의 신혜경 사장은 “「비키」 청주점에는 청주점만의 디스플레이가 있다. 브랜드 본사의 매뉴얼을 기초로 상권에 맞는 차별화된 디스플레이를 해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