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0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 heejung@korearatings.com

신용평가사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평가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사의 회사채에 대하여 BBB와 BBB+의 신용등급이 함께 부여되어 있거나, 매출액 1000억원 이하에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B 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A+로 평가되어 있기도 한다.
오타인 것 같아 다시 눈을 비비고 보면 전자는 무보증사채가 BBB, 담보부사채가 BBB+로 나뉘어 평가되어 있고, 후자의 경우는 신용도가 높은 계열사의 지급보증이 제공되어 있다는 주석이 달려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동일한 회사에는 동일한 등급만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발행조건에 따라 채권별로 다른 등급이 부여될 수 있는데, 이는 신용등급이 발행자(Issuer)와 발행채권(Issue)으로 구분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신용평가에서는 투자자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약속한 대로 받지 못할 확률(채무불이행 확률)과 약속한 만큼 받지 못하는 경우 얼마나 손해을 입게 되는지(손실율) 또는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는지(회수율)를 추정하여 신용등급이 부여된다.
발행자의 다양한 채무 중에서 하나라도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게 되면 사실상 다른 모든 채무에 대해서도 지급이 불가능하여 적기상환이 훼손되게 된다.
이에 따라 개별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채무의 채무불이행 확률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것이 발행자(Issuer)의 기업신용등급(Issuer credit rating, ICR)이다.
하지만, 기업신용등급이 같더라도 개별 특정채무의 회수율은 보증여부, 담보여부, 선후순위 관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기업신용등급에 기초하여 개별 채무의 채무불이행시 회수율 차이를 고려한 것이 발행채권(Issue)의 특정채무 신용등급(issue-specific credit rating)이다.
특정채무 신용등급은 기업신용등급과 상이할 수 있는데 어떠한 경우에 그리고 얼마나 등급이 달라질까?
우선 기업신용등급보다 높은 등급이 부여되는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는 보증과 담보제공 등이 있다.
등급상승 정도는 타인(제3자) 보증에 의한 경우 전적으로 보증인의 신용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대부분 발행자와 보증인의 기업신용등급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담보제공으로 다른 채무에 비해 회수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인정되는 담보부채무에 대해서는 기업신용등급보다 1~3 notch 높은 신용등급이 부여되고 있다.
반대로 특정채무가 발행자의 다른 채무에 비해 하위(junior)라고 판단되어 채무불이행시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낮다고 인정되는 경우 기업신용등급보다 낮은 등급으로 신용등급이 결정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후순위채권, 중요한 담보부채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의 무담보채권, 자신의 고유한 채무를 가지고 있는 운영회사를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의 채무 등은 자회사 채무에 비해 항상 하위로 간주된다.
기본적인 하위 채무(junior liability)에 대해서는 기업신용등급이 투자등급(BBB-이상)인 경우에는 1 notch, 투기등급(BB+이하)인 경우에는 2 notch 내에서의 하향으로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등 일부 금융기관이 주로 후순위 사채를 발행하고 있어 비금융회사인 패션회사의 경우, 기업신용등급보다 낮은 등급보다는 높은 등급이 부여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다.
만약 우량 계열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해 줄 수 있거나, 풍부한 무담보 자산이 존재한다면 이를 활용한 신용등급 상승을 토대로 조달금리 인하와 투자 수요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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