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와 악어새 Ⅱ

2014-10-06 윤태규 MPI컨설팅 ambroyoon@naver.com

윤태규 MPI컨설팅 시니어 파트너스







패션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산업을 든다면 그것은 아마도 자동차산업일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세계적인 패션 비즈니스의 본산인 뉴욕 패션위크 등 세계 8대도시, 거의 모든 패션위크에 자동차기업이 스폰서십을 가지고 있다.

유난히 자동차산업이 패션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자동차산업은 역사가 짧기에,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패션 브랜드를 통해 자동차산업도 명품화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걸 맞는 여러가지 용품이나 액세서리, 자동차의 외관디자인까지 많은 부분에서 명품브랜드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명품화 되어가는 패션산업의 방향성에 영향을 받아 자동차도 대중화된 명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그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동시에 나만의(only for me) 명품자동차를 타고 싶어하는 패션명품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상품을 개발, 좀더 강한 경쟁력을 가지려고 한다는 의도 이기도 하다. 시쳇말로 일반 소형자동차 100대를 파느니 ‘롤스로이스’ 한대 파는 것이 훨씬 낫다라는 것이다. 그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자동차산업이 다른 업종에 비하여 좀더 빨리 패션업계와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4’ 신상품 발표회에서는 패션산업의 새로운 파트너가 나타났다고 생각되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 된다.

물론 이전에도 ‘전자산업’과 패션산업이 그리 무관치만은 않았으나, 이번에 발표한 삼성의 신제품은 나름 명망이 있는 패션기업과 끈끈하게 손잡고 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패션계가 주목 할 만하다. ‘나이키’ ‘몽블랑’ ‘스와로브스키’ ‘오클러스’ 등 사실 핸드폰에 적용할 수 있다고 지금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브랜드들과의 결합이라 의외였다.

더구나 각 브랜드 최고경영자들이 발표회장에 직접 나타나 자신들의 제품 설명을 하게 되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경악(?)을 했다는 소식이다. 이것은 ‘소니’가 야심 차게 내놨던 ‘엑스칼리바 Z2’가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나면서 최근 2014년 추정실적을 약6~7조원 적자 발표한 것과 좋은 대조를 보인다.

어쨌거나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잘 팔린다’ ‘안 팔린다’ ‘성공했다’ ‘실패했다’ 하는 1차원적인 얘기가 아니고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과 그에 따른 ‘협업’ 마인드이다.

특히 내것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또한 다른 경쟁자들이 따라하지 못하도록 비밀스럽게 자신만의 콘텐츠로 승부하려는 다른 경쟁업체와는 달리, 각 분야의 최고 콘텐츠를 이용,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낸 삼성이야 말로 패션에서 얘기하는 ‘현대적 편집숍’의 표본이라고 감히 주장해 본다.

나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상품을 만들거나 매장을 내지 않고, 다만 내가 중심이 되어서 ‘세계의 모든 일류기업들 까불지 말고 나를 중심으로 모여라’ 하는 자신감, 또한 선입견 없이 상대방의 실력을 인정하는 협업마인드 이것이 삼성을 일류기업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만약에 S펜에 적용된 몽블랑이 설령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더 좋은 S펜을 만들어 다른 기업과 현업을 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자신이 있다’는 그러한 자신감과 상대방의 실력을 존중해 주는 기업정신이야 말로 현대 기업들의 ‘성공 급행열차’ 라고 또다시 건방지게 얘기하고 싶다.

우리 패션기업도 ‘콘텐츠’만 갖고 얘기 한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들이 많다. 특히 아웃도어와 의류부문에 있어서는 지금이라도 세계에서 제1의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다만 한국브랜드란 이유로 제대로 평가를 못 받고 있을 뿐이다.

젊은 세대의 취향에 걸맞고 나름 스포츠계의 ‘패셔너블’한 브랜드로의 이미지를 구축한 한국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조금만 삼성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세계적 브랜드와 코웍을 한다면, 아마도 머지않아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선 참으로 아쉬움이 많다.

최근에 흘러나오는 아웃도어 1~2위를 다투는 브랜드 하나가 세계 명품 패션기업과 손을 잡는다는 소문에 필자는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삼성의 노트4 제품 발표회에서 보듯, 또 ‘악어와 악어 새’의 관계에서 보듯, 서로 도와주고 끌어주는 윈윈 전략이야말로 우리 패션기업에 꼭 필요한 전략이라 판단되며, 그런 관계가 하루속히 수없이 이루어 졌으면 하는 필자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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