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5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연구원
파이낸스 칼럼 -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은행 예·적금에서 벗어나 주식, 채권, 기업어음 등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회사채나 기업어음에 투자한 투자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부도가 발생하는 경우일 것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 부도(협의의 부도 기준)란 원리금의 적기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회사정리절차 개시 또는 화의 신청 및 그 결정, 부도유예협약 적용이 있는 경우로 정의되는데, 부도가 발생하면 원리금 손실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단기간 내 투자기업의 부도 발생여부를 예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향후 부도발생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가방법론에 기반한 기본적인 분석 뿐 아니라 실제 부도가 발생한 기업을 살펴보면서 그 특성을 파악하여 부실을 감지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그렇다면 부도가 발생한 기업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2008년 이후 부도가 발생한 10개 일반기업(전자통신기기, 정밀기기, 숙박음식점업, 출판인쇄업, 건설 등)의 부도발생 전 3개년 자료를 바탕으로 중앙값(Median)을 구해보았다.
매출액 354억원, 영업이익률 -7.5%, 부채비율 199.2%, 차입금의존도(차입금/자산) 42.8%, 영업이익/금융비용 -2.2배 등 전반적인 재무지표가 매우 열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미흡한 매출규모와 영업적자 지속, 과중한 차입금과 이자, 높은 부채비율 등이 부도 발생 전 기업의 이상 징후로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도 매출액이 정체되거나 감소되는지, 전체 차입금 가운데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90% 이상을 상회하는 등 차입구조가 매우 단기화되어 있는지, 투자부동산·시장성 있는 매도가능증권·유형자산 담보능력 등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재무적 융통성이 미미한지 등의 여부를 통해 기업의 부실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패션산업의 부도기업은 어떠할까? 마찬가지로 2008년 이후 부도가 발생한 5개 패션기업의 부도 발생 전 3개년 자료를 취합하여 중앙값(Median)을 구해보았다.
그 중앙값은 매출액 596억원, 영업이익률 1.7%, 부채비율 293%, 차입금의존도 39.4%, 영업이익/금융비용은 0.3배였다. 전반적인 재무수치가 열위한 편이지만 부채비율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패션기업의 재무수치가 일반기업의 재무수치보다 더 좋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패션산업 부도기업의 경우 5개 기업 중 4개 기업이 부도 바로 직전년도까지도 영업흑자를 시현하는 등 재무제표만으로는 부도의 가능성을 쉽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특성 외에 추가적인 단서는 없을까?
패션기업의 부도는 흑자도산의 발생 빈도가 높은 편인데, 이는 일반적으로 과다한 재고자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일반 부도기업 10개사의 재고자산이 전체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평균은 13.1%였던 반면, 부도기업 5개사의 평균은 49.3%에 달하였다.
과다한 악성재고는 판매 전까지 영업이익 등 수익성을 과대계상할 수 있고, 자산의 크기를 키워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부담이 낮아 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고자산의 크기, 연령 등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즉, 신용도가 낮은 패션기업을 살펴볼 때는 수익성, 커버리지, 레버리지 분석 뿐 아니라 운전자본분석을 선행하여야 하며, 이처럼 여러 부도기업의 특성을 함께 점검한다면 투기등급에서의 패션기업 신용도를 파악하는데 보다 효과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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