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수출 신화, 이제는 브랜드로

2014-08-25 윤태규 MPI컨설팅 ambroyoon@naver.com

윤태규 칼럼 - 윤태규 MPI컨설팅 시니어 파트너스










1975년 만 28세의 젊은이 신선호는 한국정부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자본금 100만원으로 중동의 시멘트 수출을 시작했다. 이는 단 4년만에 계열사 14개의 율산그룹으로 성장하는 한국의 경제사의 보기 힘든 역사를 일궈낸다. 그들이 만들어낸 기상천외한 여러 아이디어와 추진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 했었다.

항구가 없는 곳에 상륙정을 이용해 하역 시간을 맞춘다던가, 아님 그 동안은 생각지도 못했던 ‘화주’와 ‘선주’를 겸임하여 채산성을 맞춘다는 등. 어쨌거나 우리의 많은 젊은이들을 ‘종합상사’에 들어가 수출 전선에 최선봉에 서게 만들고, 또 그런 것이 최고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 역시 라이방을 쓰고, 007 가방을 메고, 747 점보기를 타고 수출의 역군으로 해외를 누비는 꿈을 꾸면서 상사에 입사했으니 말하면 잔소리 일 것이다.

그 시절 한국의 아이콘은 ‘무역’, 특히 ‘수출’이었고, ‘종합상사’는 젊은이들의 우상과 같은 직장이었다. ‘대우 맨’이란 용어도 이때 생겨난 신조어였다. 마치 지금의 ‘애플’이나 ‘삼성전자’와도 같이.

하지만 오일 쇼크, 중동전쟁과 함께 많은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고, 3차 산업이 한국 산업의 중심이 되어 가면서 종합상사에 대한 열정도 식어 갔다. 그렇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은 누가 뭐라 해도 종합상사가 큰 힘을 발휘했다는 사실은 부인 하지 못할 사실이다.



이제는 IT 기업과 같이 콘텐츠 사업을 하는 기업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되었지만, 과거 종합상사가 조금은 다른 형태이지만 브랜드 수출의 한 축을 담당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 종합상사 대신할 온라인 유통기업 활용할 때

197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의 수출은 어쩌면 브랜드 보다는 OEM 상품이 대부분 이었다고 얘기 할 수 있다.

자동차나 전자 등은 이미 브랜드 사업화가 정착이 되면서 우리의 이름으로 수출하거나 현지 생산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 왔지만, 패션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자동차나 전자처럼 현지 공장을 만들고 현지화를 추구한다면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성공 확률도 상당히 희박하다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

특히 우리 패션인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중국 시장은 더더욱 그러하다. 필자는 이 시점에서 최근에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제안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링주(yilingjiu)라는 온라인 유통업체인데, 현재 11개의 국내외 브랜드를 T몰과 타오바오 등 중국 온라인 채널로 유통시키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미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던 브랜드를 중심으로 1~2년차 재고를 위탁 판매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재고 상품으로 만의 한계를 느끼면서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한국 기업들까지 포함하는 신상품 중심의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했다.

간단히 설명한다면 중국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구매를 하면 이링쥬는 바로 한국에 있는 업체로부터 상품을 받아 중국으로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요즘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해외직구와 비슷하게,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국 상품을 직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의 기업이 중국에 직접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수입가의 150% 정도가 적정가격이 될 것이지만 이 시스템은 한국과 중국의 가격이 동일해서 중국인들이 무척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링쥬가 국내업체의 수출 대행 종합상사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또 한가지 방법은 한국 홈쇼핑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GS샵은 최근 인도네시아나 태국, 중국등에 수출업무에 판매업무까지 대행해 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중국의 북경 ‘후이마이’ 홈쇼핑과 연계를 하여 수출부터 유통까지 책임을 져 주고 있다.

물론 아직은 그렇게 활발하게 진행이 되지는 않은 듯 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이 많은 종합상사 출신 인력들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홈쇼핑이 21세기 ‘종합상사’가 되지 않을까 한다.

결국 이링쥬나 홈쇼핑 업체들은 기존의 종합상사와는 달리 홈쇼핑은 마치 그 상품을 만든 메이커처럼 그 상품을 연구하여 판매하는 일까지 할 수 있으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가 아닐까 한다.

한국 패션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내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세계시장에 눈을 돌려야 하는데 OEM으론 불가능하고 결국 부가가치가 있는 ‘브랜드 수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브랜드 수출은 OEM 수출에 비하면 너무도 힘들고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사고를 조금만 달리한다면 얼마든지 쉽고 효율적으로 브랜드 수출의 길은 열려 있다. 마치 1970년대 젊은 ‘신선호’가 ‘상륙정’을 이용하여 하역 시간을 맞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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