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특성을 반영한 패션기업 신용평가

2014-07-14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

파이낸스 칼럼





 



신용평가를 하다 보면 피평가업체의 재무부서 실무자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00회사는 우리보다 매출액이 훨씬 작은데도 A+이네요. 우리회사는 왜 A-로도 상향이 안 되는 건가요?” 이다.

이 질문에는 두 가지 답변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매출액을 제외한 수익성, 커버리지, 레버리지 등 다른 지표들이 ‘우리 회사’보다 ‘00회사’가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타 지표들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신용등급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두 번째 답변은 ‘00회사’가 다른 업종의 회사이기 때문이다.
다른 업종의 회사가 예를 들어 민자발전사라고 가정해보자. 민자발전사는 국가의 핵심 에너지원인 전력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국민경제적 중요성이 매우 높고 신규 발전소의 진입은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의거하여 제한적으로 승인된다.

이에 따라 기존 발전사들의 시장 지위 및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타 업종대비 매출 규모가 작더라도 신용등급이 높은 편이다.
이렇게 업종이 상이한 경우 절대적인 재무수치만으로 등급간 직접적 비교는 적절하지 않으며, 산업별 평가방법론을 통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신용평가가 이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건설업은 타 업종에 비하여 매입채무의 규모가 큰 수준으로 ‘현금성자산/(단기성차입금+매입채무)’가 평가항목에 포함되며, 제약업은 의약품 유통구조상 매출채권 중심의 운전자본 부담이 과중한 수준임에 따라 ‘운전자본의 1회전기간’이 평가항목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패션산업의 특징을 나타내는 평가항목은 무엇일까?

바로 ‘(매출채권+재고자산)/매출액’으로 표현되는 운전자본 규모의 적정성 항목이다.

매출액 대비 운전자본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증가는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현금 유동성을 떨어뜨려 흑자도산에 이르게도 할 수 있어 운전자본의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운전자본 중 매출채권은 유통망 구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 항목으로 매출채권의 장기화는 자금운영 측면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패션업체 평가시 운전자본에서 중요하게 분석되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재고자산인데, 재고자산은 트렌드 변화, 시간 경과 등에 따라 진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며 평가손실 등이 적정하게 반영되지 않을 경우 잠재적인 부실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재고부담이 과중한 회사가 현금확보를 위해 큰 폭의 할인 판매를 자주하게 되면 브랜드력이 훼손되고, 이는 판매부진, 다시 할인판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한국기업평가 의류업 평가방법론에서는 ‘(매출채권+재고자산)/매출액’이 20% 이하일 때 AAA, 30% 이하 AA, 35% 이하 A, 45% 이하 BBB, 60% 이하 BB, 60%를 초과할 때 B에 매핑하고 있다.

신용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패션기업의 본원적인 사업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도 반드시 적절한 운전자본관리, 특히 재고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환경과 다른 경영진의 무리한 사업확장전략이 지양되어야 하며, 기획부서에서는 통찰력 있는 시장 예측, 생산과 판매 부서 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재고의 파악 및 관리가 요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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