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7 최현호 MPI대표 jacob@mpiconsulting.com
Insight 칼럼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

금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일컬어지는 잭웰치 GE 전회장도 “내가 만약 현금 흐름(Cash Flow)의 의미를 10년만 일찍 알았더라면…”하고 후회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존경 받는 경영의 수퍼맨인 그에게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지만 그만큼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대부분 패션기업들에게 가혹했던 지난 한 해의 숫자는 2014년 역시 여전한 불안 속에 진행 중 이다. 예년 같으면 연말 즈음에나 있을 법한 숫자 이야기들이 벌써 고개를 내밀고 있다.
패션 산업에서 정교한 경영 계획은 매우 중요한 패션 비즈니스의 핵심 전제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과연 그럴까? 아직도 다수 패션 기업에서 브랜드 전략을 책임지는 실무진들은 숫자로 나타나는 경영 전략에 대해 무관심하고 심지어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엄존하고 있다.
경영 전략을 단순히 자금을 집행하기 위한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사실 그리 드물지 않다.
그 동안 우리 패션시장이 기본적으로 성장 구조의 틀 안에 있었기 때문에 정교한 관리 전략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성장기의 시장에서는 재고 자산의 평가, 회전율 등 중요 지표들 조차도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매출의 증가가 모든 수치 상의 문제를 덮어 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가 봐도 성숙기 또는 정체기 단계로 바뀐 상황임에도 아직도 과거의 관행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숫자가 중요해’ 라는 총론에 반론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기업의 전략 수행 결과는 재무제표 상의 숫자로 표시된다고 했을 때, 대부분 국내 패션기업 의사결정권자들은 자신의 업무결과로 나타나는 숫자(운영 측정치, Operational Measure)가 기업의 최종적인 숫자(재무 측정치, Financial Measure)와 어떠한 연관을 가지는지 애써 무관심 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것은 반드시 경영 지표에 대한 지식 부재 때문 만은 아닌 것 같다. 회사 차원에서부터 먼저 숫자는 소수의 인원 만이 관리하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적합한 경영 지표 개발과 교육에 소홀했고 개인은 골치 아픈 숫자와 자신의 업무가 연결되는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한 우리 ‘패션’에 가린 탈(脫) 계수 경영문화에 몸을 기댈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브랜드 전략은 재무역량과 연결되야
다시 말하면 이제 패션 브랜드 전략은 재무 전략과 연결되어 기획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브랜드의 성장 과정(Lifecycle Stage)에 따라,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의 자금 사정에 따라 관리가 필요한 지표나 지수들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또한 브랜드의 가격 포지셔닝과 유통 형태에 따라서도 지수관리의 포인트가 다를 수 있다. 재무제표란 단순히 경영의 결과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재무 계획을 보면 단순히 비즈니스의 결과로 나타나는 매출과 이익만을 아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운용의 전략과 심지어 그 기업의 경영 철학까지도 엿볼 수 있다.
선진국의 패션 마케터들은 어떠할까? 일반적인 예시로 살펴보자.
-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Num ber는 OJT를 마치고 한 브랜드의 최소 금액 배분 일부 아이템을 배정 받는다.
그에게는 자신이 달성해야 할 매출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해 기획, 생산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예산이 배정된다.
이 예산은 OTB(Open-to-buy) 란 프레임으로 당기 시즌에 적용된다. 이 예산은 수년 간의 판매 데이터에서 비롯된 과거 자료와 내년도 경기 및 사업의 전망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 Stock-Sales Ratio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또한 당기 시즌 재고의 완전 소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회사에서 Number에게 할당된 영역의 ROS 목표도 명확하게 전달되고 이에 따라 매출이익률과 영업이익 목표가 설정된다.
당연히 Mark-Down(할인) 금액 예상치와 심지어 사원할인 판매, 분실 등의 Loss까지도 목표치로 제시된다. 물론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도록 상위 레벨에서 조정 여유분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훈련되고 평가 받는 Number는 어느 덧 훌륭한 비즈니스 맨으로 성장하게 된다.
위의 에피소드는 사실 얘기 자체는 우리에게도 너무 익숙한 것이다. 물론 국내 패션 기업들도 나름대로 정교한 관리회계 전략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업무와 경영 지표가 연결되도록 정확한 경영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경영 성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과정으로 체계화 되어 있는 것이 국내 기업과 다른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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