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9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
파이낸스 칼럼

트레이드 오프(Trade Off)란 두 개의 목표 가운데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다른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경우일 때 양자간의 관계를 지칭한다.
예를 들면 물가와 실업률, 흡연과 건강 등이 트레이드 오프 관계라고 할 수 있으며 신용평가에서는 단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결정과 신용도 간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발생하고 있다.
왜 회사의 성장을 위한 투자결정이 단기적인 신용 리스크의 확대를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예를 들어 보자. 패션기업은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 때 많은 초기 비용이 소요된다. 인력 충원에 의한 인건비의 증가, 마케팅 비용의 확대, 유통망 확충을 위한 임차금 및 인테리어 비용의 증가 등 론칭 이후 2~3년까지는 수익보다 지출이 더 큰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신규 브랜드 론칭을 하는 이유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시키고 시시각각 변하는 의류환경 속에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만약 신규 브랜드가 이익기여도가 높은 주력 브랜드로 성공하게 된다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경쟁력 및 수익창출력이 제고될 것이지만 만약 신규 브랜드가 볼륨화 및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철수한다면 지금까지의 투자는 회사의 재무구조 악화에 영향을 준 채 성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투자의 결과는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 및 회사의 경쟁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여기서 바로 투자의 불확실성이 발생하게 되고 신용 리스크의 증가로 연결되게 된다.
신용평가는 기업의 신용도(발행자의 채무상환 확실성 정도)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공시하는 제도인데, 여기서 투자자란 채권자를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권은 권면금액, 이자율, 만기가 확정된 채로 발행되기 때문에 회사가 투자에 성공한다고 더 많은 수익을 받을 수는 없지만, 반대로 투자 결정으로 사내 유보 현금을 사용하고 외부 차입을 확대한 후 투자결과가 실패로 끝난다면 약속된 원리금을 상환 받지 못할 리스크는 커지게 된다.
결국 채권자 입장에서 대규모 투자는 받을 수 있는 미래의 추가 수익은 없지만 분담해야 하는 미래의 손실은 확대될 수 있는 결정이기 때문에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를 할 것인가, 현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인가, 이것은 바로 기업의 선택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것처럼 패션기업이 스스로의 경쟁력에 확신을 가지고 성장을 위해 투자를 결정한다면 단기적인 신용등급의
하락을 감내할 수 밖에없다.
그것이 투자자와의 공정한 거래이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의 결과가 성공으로 귀결된다면 과거보다 더 높은 신용도를 통해 시장에서의 평판 제고 및 금융비용의 절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백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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