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바라보는 패션기업 가치는?

2014-04-21  여태구 교보증권 ECM3팀장  tkyeo@iprovest.com

여태구의 패션금융 이야기 ②






기업의 성장 사이클과 자금조달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국내 많은 기업들은 성장 모멘텀에 맞추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지칭되는 ‘은행권’을 통한 자금조달 한계에 부딪힐 경우, 기업은 유상증자 또는 지분매각 등을 통하여 투자를 유치하게 됩니다. 이러한 투자자는 기존 대출과는 달리, 제3자가 회사의 일정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투자가 진행되어 주주구조가 바뀌고,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국내 IT, 바이오 관련 기업들은 매출액이 미비하여도 기술력만 가지고 자금조달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향후 성장성과 사업계획에 근거하여 상장 전 투자(Pre-IPO Investment)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매출액이나 이익 규모가 상당히 낮거나 심지어 적자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라도 때로는 'Venture Capital’을 비롯해 다양한 투자자들을 통하여 성공적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합니다.


투자자는 이러한 투자활동을 통하여 기업의 가치를 제고시키는데 일조하게 되며, 결국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할 때 IPO 등을 진행하여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 자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그러나 패션기업의 경우는, IB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의 경험상 다른 업종처럼 활발한 투자자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흔히 국내 패션사업은 초기 브랜드 론칭에는 비교적 낮은 투자비용이 소요되고, 다행히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할 경우 어떤 산업보다도 안정적이고 빠른 매출 성장을 달성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론칭 3년차 시점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이 후 제2, 제3의 신규 브랜드를 통해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것이 가장 일발적인 패션기업의 성장 전략이었습니다.


따라서 초기 일정 정도의 자금을 확보하고, 패션회사 본연의 우수한 브랜드 경쟁력만을 확보할 경우 외부 투자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체적인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산업과는 틀리게 Early stage의 패션기업들이 국내 자본시장을 통해 투자를 받는 경우는 거의 드물게 되었고, 대부분의 투자는 몇 년 안에 상장을 앞둔 검증된 대형회사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즉, 신생 비상장 패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있어서의 외부 투자는 다른 산업에 비해 미비하다는 것입니다.


 


◇ 중국 시장 염두에 둔  투자 설계 선행돼야


필자는 최근 매출액 100억원대의 패션기업들에 대한 자금조달 검토를 몇 번 의뢰받아 투자자들과 검토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우수한 브랜드 정체성과 상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투자자들의 시각에서는 여전히 작은 외형과 정형화된 사업모델, 나아가 내수시장의 침체 등이 패션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잘 나가는 회사만 투자를 받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이러한 투자자의 시선은 최근 중국 시장과 온라인으로 인해 점차 인식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과거 투자 검토 대상의 기본 외형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해도 중국에서의 성장성과 온라인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이 국내 패션기업들을 다시 평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중국계 투자자들은 발빠르게 향후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한국 브랜드를 발굴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투자유치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국내 투자자보다도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패션기업에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앞으로 좀 더 다양한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작은 외형이라도 중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일정 부분 검증만 된다해도 투자 유치의 가능성은 훨씬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향후 패션 및 소비재 브랜드의 중국 시장 공략과 투자유치는 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업 전략과 투자유치의 시선을 중국으로 돌려본다면, 빡빡한 국내 투자시장보다 좀 더 '대륙적인'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조심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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