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4 윤태규 MPI컨설팅 ambroyoon@naver.com
윤태규 칼럼 - MPI컨설팅 시니어 파트너스

‘Collaboration:콜래보레이션’을 우리말로 구태여 표현을 한다면 협업, 동업, 공조 등 여러 가지로 표현 되는데, 최근 이 용어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분야가 바로 패션이 아닌가 싶다.
특히 다양한 상품과 구성을 가져야만 되는 요즘 패션 시장의 현실은 자기 브랜드만으로는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맞추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트렌드에 맞춘 매장 내지는 이벤트를 구성하고자 본인들의 약점을 보완해 줄 브랜드나 사람, 기업 등과 같이 공동된 목표를 가지고 같은 공간에서 연출하는 시도가 눈에 띄게 많아 졌다.
그런 이유로 패션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가 콜래보레이션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현대의 패션계의 용어는 동업보다는 협업, 즉 temporary co-operation에 가깝다면 가까울 것이다.
사실 한국의 패션기업은 다른 나라에 비해 co-operation이 상당히 많이 취약하다. 국민적 기질의 차이도 있지만 역사적으로나 국토 면적상으로도 협업이나 동업 등이 이루어지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란 것도 사실이다.
중국이나 일본만 보아도 넓거나 긴 영토와 많은 민족으로 인해 혼자서 전 영토를 관장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국토가 그리 길거나 넓지 않은데다, 한반도가 통일된 기간이 그리 길지가 않기 때문에 타인에게 내 일을 맡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같은 언어는 쓰지만 지금도 남아있는 3국 시대의 색깔은, 혼자 하기에는 너무도 광활한 국토 면적이었으면 모를까 내가 조금 고생하면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기에 타인들에게 자기 사업을 맡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근대에 들어서 가장 성공적인 동업의 예는 럭키 금성이 대표적인데, 아마도 그리 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결국 GS와 LG로 갈렸으니, 그 동업도 한 세대를 지나 더 나아가기는 어려웠나 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협업이나 동업이라면 너무 필자가 극단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예의 주시해야 한다.
◇ 자동차와 패션 브랜드의 협력
최근 모 매체에서 자동차업계와 패션업계의 콜레보래이션의 사례를 게재했다. 물론 전 세계 8대 도시의 패션쇼를 자동차 업계에서 지원한 사례는 이미 오래지만, 아예 상품과 상품으로 콜래보레이션을 한 예는 일찍이 보기 드물었기에 주목이 된다.
벤츠가 ‘엠마브라운’과, BMW는 ‘루이비통’과, 벤틀리는 ‘다니엘 세코모리’와, 아우디는 ‘미셸베일’과 협업했다. ‘엠마브라운’은 독일의 유명한 액세서리 브랜드인데, 벤츠를 타는 여성들에게 같은 스타일, 같은 컬러로 고객들이 동질감을 느끼며 우아함을 나타내게 하는 마케팅을 전개했다.
벤틀리는 아예 본인들의 자동차 디자이너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그 브랜드의 디렉팅을 ‘루이비통’에 의뢰했지만, 전혀 ‘루이비통과’는 다른 세계를 연출해 결국 ‘루이비통’과는 별개의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싶다.
아우디는 본인들의 엑티비티한 자동차 스타일에 맞게 유럽이 아닌 현대적인 도시인 뉴욕 브랜드와 협업을 했다.
현대감각과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메는 가방을 아우디를 타는 사람들은 아우디 특유의 디자인과 곁들여서 가질 수 있다는 마케팅을 통하여 여심을 흔들었다. 전혀 다른 분야라고 여겨지던 브랜드들이나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정말 크다.
◇ 한국 패션기업의 현실
한국의 기업 현실을 돌아보자. 한국의 패션계는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는 조금 먼듯하다. 물론 한국 패션계를 감히 필자가 폄하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다. 가치판단의 기준에서 아직은 정리 또는 정돈이 안 되었다는 의미이다.
예를 든다면 한국의 가로수길을 점령한 편집숍이다. 제도권 기업들이 너도나도 그 편집숍을 본떠서 오픈하기 시작했는데, 패기 어린 젊은 사업가들의 편집숍과는 뭔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엄청난 돈을 들여서 하는 국내 패션기업들의 SPA숍이나 편집숍들은 필자가 볼 때에는 솔직히 좀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토쯔 패션 시스템이 항상 주장하는 것이 편집숍을 오픈 할 때 과연 어디에 핵심 초점을 맞추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본인들의 브랜드만을 모아서 판다고 하면 그것은 단지 총판의 개념일 것이고, 본인들의 고객들을 위하여 지금의 브랜드를 다른 좋은 품질의 상품으로 보완하여 좀더 좋은 쇼핑 공간을 창출한다는 의미라면 ‘리테일’의 의미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SPA도 어떤 의미에서는 브랜드 사업이라기 보다는 리테일 사업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
상품의 대부분을 본인들이 직접 디자인하거나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한 것을 잘 머천다이징해 본인들의 브랜드를 달아서 안락하고 좋은 매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파는 것이니, 브랜드 사업이라기 보다는 리테일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싶다. 그러한 이유라면 편집숍은 더더구나 근본적으로 리테일 사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패션기업들은 단지 본인들의 브랜드를 모아서 파는 것이 편집숍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허다하다.
만약 우리에게도 편집숍의 개념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기본적으로 꼭 우리 브랜드만을 모아서 팔아야 한다는 개념만 없애도 상당히 좋은 편집숍이 될 듯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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