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강자는 없습니다

2014-02-24 윤태규 MPI컨설팅 ambroyoon@naver.com

윤태규 칼럼 - MPI컨설팅 시니어 파트너스



 



워싱턴포스트 지는 최근 지상전투에서 왕자로 군림하던 ‘탱크’가 ‘구 시대의 유물’이 될 운명이라는 보도 했다. 이 기사를 보면 영국의 방위산업체인 ‘BAE systems’는 생산 라인을 줄이고, 직원의 절반 가량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한다.



2014년 12월까지 자금 확보가 안 되면 공장문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탱크의 수요가 엄청나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주력 탱크인 ‘에이브람스(Abrams)’를 공급하는 ‘제너럴다이나믹스’社도 주문이 크게 줄면서 일부 공장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1916년 제1차 세계대전에서 모습을 드러낸 탱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독일의 대표적인 전략적 무기가 되었고, 바다의 왕자인 잠수함과 더불어 지상군의 왕자라고 표현될 만큼 적수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또한 6.25전쟁에서는 밀려오는 소련제 북한군 탱크로 우리 국군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며 전쟁의 비참함을 잘 나타내 주었던 그런 전쟁 병기였다.



필자는 유년시절 외화 시리즈 ‘COMBAT’이라는 전쟁 드라마에는 유리병에 휴발유를 넣고 몸을 날려 독일군 탱크를 저지하려는 미군들의 ‘살신성인’ 장면을 보면서 가슴속 깊이 뭉클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영원히 지상군의 왕자일 것 같았던 탱크라는 공룡이 드디어 그 생명력을 잃고 있다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시세말로 ‘영원한 승자도 강자도 없다’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이런 탱크의 몰락은 전쟁의 양상이 변한 탓인데, 지상전에서 탱크에 대항할 특별한 무기가 없던 시절에는 적의 참호나 진지를 부수는데 가장 알맞고 효과적인 무기였고 천하무적이었지만, 현대전에서 보병이 간단히 휴대하고 다니며 무려 4.75km 밖에서 탱크를 요격하는 무기가 개발되면서 탱크는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왕자의 자리는 조용히 레이더에 걸리지도 않고 알게 모르게 적의 진지나 적군을 살상하는 무인 비행기, ‘드론’ 같은 하늘의 무기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쟁이라는 ‘니즈’의 변화에 따라 바다에서 육지로, 육지에서 하늘로 자리이동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탱크가 1916년 제1차 세계대전에 탄생하여 지금까지 100년 가까이 왕자의 자리를 유지했다면, 아마도 ‘드론’ 등과 같은 최신예 무기들은 그 ‘라이프사이클’이 100년은 얘기할 것도 없고, 10년 조차도 갈 수 있을까 사뭇 궁금하다.



현대의 기술과 고객의 ‘니즈’는 엄청나게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아마도 필자의 예측보다도 더 빨리 ‘라이프사이클’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2000년 중반 이후 한국의 패션 시장에 대하여 일명 ‘풍선효과가 팽배한 시장’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풍선을 누르면 가운데는 푹 들어가고 양쪽이 꼭지점처럼 커지는, 일명 ‘양극화 현상’을 의미하는 것인데, 한국의 패션 시장은 중간에 있던 기존의 패션 영역은 점점 그 수요와 폭이 좁아지고, 새로운 왕자로 명명된 ‘아웃도어’와 ‘해외 SPA’가 풍선의 공기를 대부분 빨아 들이는 그런 시장이 되어 버렸다는 뜻이다.



현직에 있는 많은 패션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아무 것도 할게 없다는 표현을 쓰듯, 기존의 한국 브랜드들이 설 자리가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인 듯싶다.



2013년 한국 패션 시장의 예상 실적은 대략, 의류만 33조원으로 예상했다(non-brand제외) 또한 2014년은 34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에서 2013년 아웃도어는 5조6000억원, SPA는 1조4000~5000억원으로 예상 실적을 보고받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강자인 스포츠웨어매출액 9조3000~4000억원을 빼면, 두 영역이 전체의 30%를 상회한다는 것은 엄청난 파괴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SPA는 11년/12년 36.3%, 12년/13년 16.3%, 아웃도어는 11년/12년 22.6%, 12년/13년 15.2%로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니, 다른 영역의 패션 기업들이 기운 빠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하다.



필자도 그런 의미에서는 지금은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사실은 한국 패션 시장의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액세사리 등 의류가 아닌 비 주류 패션 시장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주 <패션인사이트>에 실렸던 태진인터네셔날의 경우도 의류가 아닌 액세사리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의류가 패션이라는 기존의 상식을 크게 벗어나게 하는 사실이기도 하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탱크’의 예에서 보듯 과연 두 영역의 왕자자리가 언제까지 갈까? 고객들의 마음이 100년을 갈까? 아니면 현대의 트렌드처럼 라이프사이클이 좁아지듯 10년을 넘지 못할까? 확실한 얘기는 ‘잘 팔린다는 것은 곧 질린다는 사실’이다. 결국 어려울 때 ‘post 아웃도어’, ‘post SAP’를 준비 한다면 기회는 꼭 온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출 중심이 아닌 철저한 수익 중심의 기업경영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아마도 지금의 풍선효과 속에서 살아 남을 기업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기회는 언젠가 다시 온다!’ 또한 영원할 것 같았던 왕자의 권력도 나이는 들게 되어 있고, 언젠가는 새로운 왕자에게 그 권력을 이양해야 할 것이다.



절대강자라고 얘기하는 트렌드에 너무 근시안적으로 현혹되어 철학도 없이 그 영역에 휩쓸려 간다면, 아마도 우리에겐 미래도 희망도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에 이런 말이 있다. ‘소문에 사고 기사화 되면 팔아라!’ 라고. 기사화 되었다는 것은 이미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어려울 때 일수록 뒤늦게 이미 기사화 된 주식을 살 것이 아니고, 한편으론 어떤 ‘새로운 소문’이 있나 열심히 ‘귀동냥’하고, 또 제일 나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있는 ‘내 주식’은 어떤 좋은 가격으로 팔지를 연구하는 것이 훨씬 부자가 되는 첩경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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