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브랜드’란 무엇인가

2014-02-24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ec.na@truefriend.com

나은채 -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최근 주식 시장에서 유통, 패션 업종을 휩쓸고 간 이슈는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였다. 이유는 정부가 수입 부문의 독과점이 수입품의 과도한 가격 산정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병행수입 활성화 등 내용을 담은 ‘수입부문 경쟁 제고 방안’을 3월까지 마련하여 즉시 시행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병행수입은 해외 상품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업체가 아닌 다른 수입업자가 물건을 들여와 파는 방식이다. 동일 제품 간 가격 경쟁이 이루어져 소비자 가격 인하 영향이 있다.



 국내 병행수입 시장 규모는 2조원 대로 추정되는데,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해외직구도 이미 급증하고 있어 수입품에 대한 물리적인 경계가 낮아지고 있다. 경쟁 채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해외 직접구매 시장 규모는 약 1조원대로 추산되고 이 중 의류와 잡화가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2년 SPA 공포, 2013년 홈쇼핑,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 시장 성장이 의류 업종을 휩쓴 이슈라면 연초부터는 수입품 관련 병행수입과 해외직구가 대두되고 있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된 근본 원인은 ‘상품의 가격 차이’이다. 해외직구나 병행수입은 좁게는 동일 제품의 가격 차이지만 이는 수년 전부터, 필자가 처음 의류 업종 분석을 시작할 때부터 지적되어 오던 ‘우리 나라 옷값이 너무 비싸다’ 라는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백화점 위주의 의류 시장이 형성되었다.



반면, 정보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공간 제약이 이전보다 약화되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비싼 옷값을 용인하지 않는 것이다.



병행수입이나 해외직구 제품 가격이 싼 이유는 근본적으로 ‘유통 마진’ ‘마케팅 비용’ 부담이 낮기 때문이다. 병행수입 업체의 경우 본사로부터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경쟁력은 독점 업체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독점 수입업체의 주요 채널이 백화점이고 백화점 수수료가 일반적으로 30~40%에 달하다보니 자연적으로 가격에 거품이 형성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수입 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수입 부문 영업이익률이 7~8%에 불과해 비싼 가격이 반드시 독점업체의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사실상 우리나라 패션 산업의 유통 구조의 문제 때문이다.



또한 수입 사업에만 국한하는 것도 아니다. 국내 의류 소비의 70%가 백화점에서 이루어져 여전히 중요한 채널이지만 최근 불경기와 의류 소비 저성장 속에 백화점 기존점 매출 증가율이 추세적으로 낮아졌고 백화점 위주의 패션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결국 국내 패션 산업은 무한 경쟁 시대로 돌입했다는 점, 그리고 가격의 높낮이를 떠나, ‘가격에 맞는 가치’라는 단순한 원칙이 중요해진다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이 단순한 원칙에 기반한 경쟁력 형성 과정은 단순하지가 않다.



우리 패션업체들의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진짜 브랜드는 유통 채널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과정은 어렵다. 반드시 SPA나 명품에서 답을 찾는 것도 아니다. 다른 업종들도 다들 글로벌 경쟁 상황이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화장품의 아모레퍼시픽이나 가구업계의 한샘처럼 글로벌 공룡의 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진짜 브랜드가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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