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김숙이 칼럼 - 일본 칼럼니스트

요즘 한국에서는 X세대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되고 있다. 케이블 방송 역사를 새로 쓴 <응답하라> 시리즈 뿐 아니라 지난해말 각종 트로피를 휩쓴 <상속자들>의 이민호, 그의 뒤에도 이들이 있었다. 격정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란 장르에도 불구하고 주 시청자들은40~50대인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였다.
이러한 세대 특성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히토리사마(お一人樣), 아라포(Around40), 아라피프(Around50)로 불리우는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가 신소비 파워 세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1년 3.11 대 지진재해 직후다. 대 지진재해 여파로 일본은 그야말로 소비 자숙의 모드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에서는 새로운 타깃으로 세간에 화두가 되고 있던 아라포, 아라피프 세대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는 오히토리사마인 1인 세대의 싱글 여성을 위한 각종 이벤트와 상품으로 이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데 성공한 것을 기반으로 연령을 한 단계 높여, 아라포, 아라피프 세대를 주목했으며, 이들을 위한 드라마나 엔터테이먼트 방송들이 속속 나오면서 이들의 소비 심리를 쉽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 세대들이 새로운 소비를 창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일본 버블 전성기(1980~1990년대초)에서 보내, 소비 자체를 즐거움으로 삼는 탐욕의 세대라는 점이다.
또 차에 대한 욕심도 없고, 해외 여행에 대한 갈망도 없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도전 정신도 없고 불투명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그저 절약과 저축만을 고집하는 초구두쇠 집단인 20대에게서는 더 이상 소비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도 기업이 이 세대에 눈을 돌린 배경이 됐다.
나이를 먹어도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수 있으며,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징’ 감각을 가진 이들은 패션에 있어서도 고급스러운 유명 브랜드와 함께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일본 국내 브랜드와 패스트 패션도 선호해, 선택할 수 있는 상품 폭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노리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이들 세대는 외국인과의 교류와 해외 거주에 대한 높은 의욕을 나타내며, 외국어 공부를 취미생활로 여기고 있어, ‘상상 이상으로 에이지레스(Ageless)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글로벌 및 디지털 문화를 지향하며, 활발한 사회 활동으로 밤 문화에도 익숙해, 여행업계와 외식업계에서도 이들을 위한 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40~50대를 타깃으로 하는 도쿄의 한 의류업체는 아라포, 아라피프를 잡기 위해서는 판매자 입장에서 추천하는 상품보다는 고급스러운 상품을 위주로 진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에 대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음료 메이커인 산토리에서는 40~50대를 위한 건강 미용음료 ‘세라민EX’를 상품화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전자렌지용 식기를 판매하는 일본 전통 브래드인 타치키치(たち吉)에서는 고가 식기 세트로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아라포/아라피프, X세대 주니어라 불리는 10대 자녀와 남편 세대인 초와루오야지도 함께 공략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기업들이 이들을 주목하는 부수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자녀 세대인 10대의 경우, 자녀 교육에 있어서 몬스터맘이라 불리우는 아라포/아라피프 엄마, 초와루오야지인 아버지, 외가/친가 조부모 등 6명의 어른이 있어, 그야말로 일본의 주요 소득원이면서 높은 구매력의 소비집단들이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잠재 구매 파워가 되었다.
불량한 아저씨라는 뜻을 가진 쵸와루오야지, 또한 일본 버블 시대에10~20대를 보낸 세대로, 현재 40~50대 중년 남성 중 와일드한 패션과 젊은 시절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스타일리시한 사람으로 소득 수준은 연봉 1500만~3000만엔 (1억5000~3억원 이상) 사이의 고소득층으로 고액 브랜드를 선호하며, 자신만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소비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의 실업율은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도쿄의 1인당 GDP는 미국의 1.5배, 의료비 또한 85%(80세부터)까지 정부에서 지원하는 일본,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소비세는 비단 실버 세대만이 살기에 좋은 나라가 아닌 신소비 파워 세대인 아라포, 아라피프 세대에게도 큰 메리트로 작용하며, 안정적인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아베노믹스로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임금인상을 정부차원에서 종용하고 있어 이들의 소비는 더욱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4월부터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됨에 따라, 국민들의 소비가 줄어들 것이며 이는 기업들의 매출 악화를 야기시켜며 일본 경제가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세대별 미묘한 소비 형태를 잘 연구해, 이들 세대에 어떻게 잘 어필하여 잠재된 소비 파워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의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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