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정인기 기자 ingi@fi.co.kr
데스크 칼럼 - 정인기 취재부장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이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롯데는 전년 춘절 대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25%, 현대도 65% 늘었다. 신세계는 전년대비 무려 73%가 늘어났으며 특히 1일과 2일 주말 이틀 동안 본점에만 230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해 북새통을 이뤘다. 면세점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3조55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으며 신라면세점은 2조795억원을 기록했다.
유통업체의 이같은 특수와 달리 국내 패션업체는 시큰둥하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 잘 알려진 일부 브랜드와 스타일이 유니크한 브랜드 외에는 별반 혜택이 없을 뿐더러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내 매출 상위 브랜드를 살펴보더라도 ‘MCM’ ‘까르띠에’ ‘샤넬’ ‘티파니’ ‘루이비통’ 순으로 해외 명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국내외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 높은 ‘스타일난다’만이 겨우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중국은 지금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 패션기업은 여전히 ‘중국=주요 생산지’란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는 국영 생산기업의 최저 임금을 월 3000위안으로 상향 조정했다.
혜택이 좋은 국영 기업의 이같은 조치에 따라 민간 기업은 초임도 3500~4000위안을 지급해야 겨우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숙련공이다 싶으면 6000~7000위안을 요구하는 등 생산지로서 중국은 한계 상황을 이미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패션 기업은 생산원가는 시즌이 다르게 인상되고, 글로벌 SPA와 온라인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판매 가격은 종잡을 수가 없게 됐다. 과다한 세일로 매출 외형을 커버하더라도 실제 남는 이익은 미비하다는 것이다.
◇ 가치 소비시대, 소비자 시각으로 재설계해야
지금은 국내 소비자는 물론 중국 소비자까지 ‘가치 구매’가 일반화되고 있다. 무조건 저렴한 상품보다는 로열티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브랜드,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브랜드를 구매하기를 원한다. 어설픈 브랜드 흉내를 내면서 할인 공세만 펼쳐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존까지도 보장받을 수 없다.
중국 노동자들의 최저 인건비가 상승한다면, 생산원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그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회 시장을 먼저 설계해야 할 것이다.
중국 소득 수준이 상승하면서 또 한 가지 주목받는 사실은 단체 여행에 이어 개별 여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비교적 젊은 관광객들의 개별 여행은 주요 관광지와 면세점 위주의 쇼핑 행태의 변화도 가져오고 있다. 가로수길과 홍대, 삼청동, 강남역 등 핫 플레이스는 물론 지방 대도시까지 이들의 방문 지역과 상권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서는 주요 상권에 우리 브랜드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며 실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준비가 선행되야 한다.
직영점에 대한 투자도 없이 백화점과 대리점만 원망해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브랜드의 정체성에서부터 상품기획과 소싱, 채널별 유통전략, 판매촉진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다가올 갖가지 특수는 물론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시장도 물 건너 불구경이 될 것이 자명하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