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 왜 패션산업은 체감하지 못하나?

2014-01-20 신환종 팀장 louis.shin@wooriwm.com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글로벌전략 팀장

 


 



새해 2014년은 금융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미국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마무리 지으면서 지난해 경제성장율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선진국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가시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친 연구기관들은 2014년을 장미 빛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연초 경기를 가장 먼저 예고한다던 주식시장은 급락하면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도 선진국의 주식시장은 잘 나가고 있다. 우리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만 다시 암울하게 만든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지난해 연구기관들이 만든 2014년 전망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2014년 사업계획을 세웠다. 세계경제가 좋아질 것이고, 원/달러 환율, 원/엔 환율은 얼마가 될 것이고 어느 통화가 더 강할 것이며 어느 쪽이 유망하니 그쪽을 집중적으로 뚫어 봐야겠다는 식으로 글로벌 혹은 국내 시장 전망을 세웠을 것이다. 여기엔 한국은행과 정부가 예측한 전망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2.8% 성장한 한국경제는 올해 3.8%, 내년에 4%로 정상 궤도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것은 왜일까?


우선 매크로 경제의 회복을 판단하는 기준이 전년 혹은 전기 대비의 기저효과가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그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것이다. 거기에 정부의 재정 집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시작되면서 정부 투자는 지난해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투자 확대의 효과를 패션산업이 기대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다.


또한 정부의 유인 책으로 민간 투자가 활발히 벌어진다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IT산업에 대한 대규모 재투자, 자동차 등 일부 경쟁력이 기대되는 산업에 대한 재투자 등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패션산업이 그 혜택을 누리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패션산업이 원하는 것은 다른 것보다 민간 소비의 빠른 회복이겠지만, 올해도 어렵기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보는 게 낫겠다. 민간소비의 기초가 되는 개인 자산(주로 부동산)이 바닥을 헤매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도 별로 재미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게다가 중견 그룹들이 유동성 리스크에 봉착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어 안정적인 고용환경이 소비를 받쳐주기도 어려운 것이 2014년 대한민국의 민간 소비의 현실이다.



이에 따라 낮은 가격을 선호하는 고객을 위한 SPA 브랜드와 럭셔리 해외 브랜드로의 양극화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초 한국 소비의 우울한 풍경은 이미 2010년에 예고됐다. 2010년 금융위기 바로 직후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무척 좋았다. 삼성전자, 현대차를 필두로 중견 기업들 모두 엄청난 규모의 수익을 냈으며, 모두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이 이만큼 올라왔구나 하고 착각을 했었다.


이에 따라 조선, 해운, 항공 등 중견 기업들의 대규모 신용등급 상향과 대규모 자금조달이 뒤를 이었다. 리테일 개인 투자자들이 이 회사들의 채권을 마음 편하게 샀던 것도 이때다. 미국과 일본 등 경쟁국가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때 우리는 ‘엔화강세’에 혜택으로 마음껏 취해있었다.


지난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착각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그룹들이 하나둘씩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


그 기업들의 채권에 투자했던 개인들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이 민간 소비가 축 처져버린 중요한 이유다.


여러 가지로 위축된 개인들이 아무리 세계경제가 회복된다고 해도 지갑을 열기 어렵다. 


그렇다고 무기력에 빠지자는 얘기는 아니다. 미국 중심의 선진국 경기의 회복은 지금은 와닿지 않지만 2015년과 2016년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또한 글로벌 자금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 지를 통해 사업의 기회를 포착해볼 수도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몰려갔던 자금은 최근 유럽의 부실자산 기업인수로 몰려가고 있다. 신흥국의 구조조정 계획이 아직 미약한데다 선거와 정치적인 소요사태가 예상되면서 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근거없는 낙관은 경계하되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 향후의 변화를 제대로 바라보자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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