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4-01-20 정인기 기자 ingi@fi.co.kr

데스크 칼럼 - 정인기 취재부장

 



2014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침체기 여파인지, 새해 인사차 만난 상당수 경영자들은 “올해도 별 호재가 없지요?”라며 소극적인 인사를 먼저 건넨다. 소비심리 위축, 글로벌 및 온라인 브랜드의 위협, 무한경쟁에 돌입한 대형 유통업체의 압력… 주변 환경을 감안하면 이런 반응도 무리는 아닌듯 하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절실할 때가 아니냐는 생각에서, 몇 가지 팩트(fact)를 거론해 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실은 지난해 ‘버버리키즈’를 한국에서 직접 구매(직구)한 규모가 200억원을 상회한다는 것이다. 버버리코리아를 통해 정상 수입돼 판매한 매출액이 200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버버리키즈’ 한 브랜드에서 이 정도인데 얼마나 많은 직구 시장이 존재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보는 것 이상의 ‘보이지 않는 경쟁 시장’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가 늘어난 만큼 미국이나 유럽, 일본,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한국 상품 직구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경없는 무한경쟁 시대, 저비용 구조로 해외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두 번째는 리테일 시대로의 전환이다. 최근 국내 시장은 SPA와 셀렉트숍 등 리테일형 모델이 수도권은 물론 전국 주요 상권으로 확산돼 있다. 더 이상 심심한 단일 브랜드로는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데 한계가 있다.


상품기획 방식에서부터 매장 인테리어, 상품 구성과 VMD, 마케팅, 매장 내 재고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 판매 현장 중심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고비용 구조를 안고 있는 본사 시스템에 의존한 제조업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콜래보레이션을 외쳐 보지만 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보조 수단에서 진화하지 못하는 탓에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 중국 시장 염두에 둔 미래지향적 모델 고민할 때
세 번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상업적인 사업 능력은 부족하지만 감각은 뛰어난 인디 및 홀세일 브랜드가 넘쳐난다. 브랜드와 리테일러 사이에 매니지먼트 및 에이전트 관련 사업 모델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홍콩의 ‘I.T’나 ‘랜 크래포트’ 등의 리테일러를 보더라도 셀렉트숍과 브랜드 디스트리뷰터를 병행하며 좋은 사업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시장만 바라보며 리테일 비즈니스가 작을 수도 있지만,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 대륙을 바라보고 ‘리테일형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다면 그 잠재력은 과히 놀라울 것이다.
롯데나 현대, 신세계, AK와 같은 메이저 유통업체와 패션 중견기업이 중국 시장을 목표로 과감히 움직일 때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 패션 시장의 변화다. 최근 10여년간 한국 패션기업은 제2의 이랜드 성공신화를 꿈꾸며 불나방처럼 중국 시장에 투자했다. 한국에서 하던 방식으로 자신감 하나로 직접 진출해 무작정 유통망부터 늘렸다.


당장 눈앞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말에 홀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국 시장에서의 작은 성공경험만 믿고 밀어붙였다. 그 결과 부실과 철수, 재투자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패션시장도 전환기를 맞은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해 중국 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 알리바바의 행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티몰(天猫)’은 지난해 11월 11일 하루동안 350억 RMB(한화 약 6조1000억원)를 판매하며 전년의 191억RMB 보다 무려 83%가 판매가 급신장했다.


최근 만난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한 벤더는 지난해 ‘티니위니’와 ‘베이직하우스’ 두 브랜드의 1년차 재고를 티몰에서 팔아 1억 RMB(한화 약 1750억원)를 기록했고, 올해는 두 배 가까운 매출을 전망했다.
중국 시장도 이미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유통 방식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 진출 방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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