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0 윤태규 MPI컨설팅 ambroyoon@naver.com
윤태규 칼럼

‘WSJ’는 2014년에 중국의 경제개혁을 하기 위한 주요 사항으로 5가지를 들었다.
그 첫 번째는 지방 정부부채, 두 번째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의 등장, 세 번째가 유동성 경색위기 재발 가능성, 네 번째는 철강 과잉생산 문제,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건설 붐으로 인한 부동산 과잉투자 문제이다.
물론 모든 항목들이 한국의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지만, WSJ가 제시한 이 5가지 주요 사항 중 필자가 판단컨대 우리 패션업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과잉투자에 대해서 언급해 본다.
최근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부자이고 아시아 최고의 재벌인 리카싱 천쿵그룹 회장이 한국의 부동산 법인인 한국 메쿼리 부동산투자를 인수했다. 메쿼리는 호주에 모기업을 둔 회사로 한국의 부동산 투자를 위하여 세운 기업으로, 자산규모 5884억원인 전문 부동산 투자회사이다. 한국에서는 싱가포르 투자청과 함께 큰손으로 알려진 부동산 투자사이기도 하다.
돈 많은 리카칭이 갑자기 이 기업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한계에 왔다는 판단을 가지고, 어느 정도 부동산 거품이 빠졌다고 판단되는 한국을 제2의 투자처로 본 것 이라고 예상해 본다.
때문에 리키칭이 중국의 부동산에서 빠져 나왔다는 자체가 실질적으로 현재의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과열 내지는 거품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가 아닌가 한다.
때문에 현재 많은 중국의 기업 혹은 부동산 투자자들도 2012년도 북경의 부동산 시세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을 짜고 있지는 않을까 한다.
특히 필자가 알고 있는 다수의 중국 패션 기업들은 그 동안 많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필자와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대만 기업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브랜드를 매각했는데, 자금난의 가장 큰 원인이 부동산 투자의 실패라는 소문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를 가보면 그런 중국의 패션 기업들이 어렵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결국 엄청난 자금력과 사세 확정으로 ‘조’ 단위의 매출을 하던 기업들이 속속 어려움을 토하고 있는 큰 이유는 ‘부동산 투자와 재고’라고 보고 싶다.
패션을 통해 벌은 돈을 과도한 부동산 투자로 인하여 자금 유동화가 어려워지고 또한 가격의 생각만큼 상승 내지는 하락으로 인하여 기업의 자금난을 겪게 된 것이고, 이에 재고의 발생으로 그 어려움이 가중 되었으리라 판단해 본다.
중국의 패션산업은 원래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서양의 하청기업으로 시작했다. 때문에 선수금을 받고 일단 물건이 만들고 완성품이 생산되면 특별한 하자만 없다면 100% 자금을 받게 되는 그런 시스템 이다.
또한 공장을 하던 사람들이 브랜드 사업을 하면서도 역시 수주 시스템을 도입해 대리상으로 하여금 반품이 없는 ‘현찰 박치기’ 제도를 운영해 왔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서 당연히 수요가 많았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10여년간 브랜드 선택의 폭이 많아진 대리상들이 구태여 본인들이 재고의 위험을 떠앉고 장사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생각지도 못했던 재고의 부담 및 반품에 의한 자금 부담이 생기게 되었는데, 그 규모가 생각 이상으로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필자가 얼마 전 중국의 패션 대기업을 컨설팅 할 때 우리에게 우선 요구한 사항이 한국의 디자인도 중요했지만, 오히려 재고관리 시스템이었다.
결국 중국의 소비경제 침체로 인한 소비의 축소는 ‘의식주(衣食住)’ 중 ‘의’에 축소가 심화되었고, 그것은 많은 패션기업들이 재고 및 반품으로 인한 자금부담으로 다가왔다.
기업들은 모자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대출 등을 통한 이자비용 발생이라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중국 정부가 일반 기업들에게도 낮은 이자의 혜택을 주기 위해서 발표한 ‘대출금리 자유화’ 조치는 실질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더구나 6%인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동력이 있는가는 미지수다. 어쨌거나 이러한 현상은 결국 중국의 패션 기업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을 해 본다. 때문에 최근에 많은 중국 패션기업들 사이에 기업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아직은 한국 기업을 매입하는 작업이 훨씬 크고 꾸준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아마도 몇 년 내에 많은 중국 기업들이 유럽의 패션기업들처럼 매물로 나올 확률이 상당히 높다.
그 동안 한국의 패션기업들은 어쩌면 100:0이라고 얘기할 만큼 중국에서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가 뿌린 땀과 자본이 정녕 헛되지 않게 하려면 포기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이 기회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출을 모색했지만 안 되었던 이유를 곰곰이 되 짚어보고, 어쩌면 중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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