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6 정인기 기자 ingi@fi.co.kr
데스크 칼럼 - 정인기 취재부장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패션산업에 대한 외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과 스타일로 유행을 만들고 이를 통해 기업을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니 분명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열정이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가 주체가 돼 다양한 ‘인디(indie) 및 홀세일(wholesale)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패션산업만큼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산업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산업부는 인디 브랜드 육성을 위해 올해로 3년째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각종 해외 전시회 참가도 지원한다. 문화산업의 영역에서 지원 중인 문화부는 해외 바이어를 초청한 트레이드쇼를 개최하고, 유망 신진 브랜드에게 최대 6000만원의 시제품(샘플) 개발비를 지원해 주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시와 부산시, 대구시도 각종 컬렉션과 전시회를 주관하며 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고마운 일이다.
◇ 중복 피하고, 사업 활성화 위한 플랫폼 우선돼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보다 높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일정 부문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첫째, 유사 성격의 지원사업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 전시사업만 보더라도 산업부(인디브랜드페어), 문화부(패션코드), 서울시(서울패션페어), 대구시(대구패션페어), 부산시(부산국제패션전시회) 등 5개 단체가 유사한 행사를 각기 주최한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이 셀렉트숍을 대상으로 한 홀세일 브랜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유사 성격의 행사를 지역과 시기를 나눠 개최함은 혈세 낭비라는 것이다.
전시에 대한 제대로 된 로드맵도 없고, 관련 바이어 초청 프로그램도 없이 ‘일단 예산이 확보돼 있으니 집행하고 보자’는 식으로는 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산자부와 문화부, 서울시가 유사 행사를 하나로 묶어 규모를 키우기로 약속한 만큼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 본다.
둘째, 산업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야 한다.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그 숫자는 수 천 개에 이르지만 자생력을 갖춘 브랜드는 많지 않다. 아직 리테일 산업이 정착하지 않은 탓에 ‘생성-확대-관리부실-파산’이란 악순환을 거듭하는 실정이다. 신진 브랜드가 제대로 양성되기 위해서는 홀세일 브랜드와 리테일러 사이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sales rep)와 이들이 활동하는 쇼룸이 필요하다.
이들 세일즈렙은 브랜드와 디자이너에게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눈높이에 대한 긴장점을 제공하고, 리테일러에게는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 질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제대로 된 세일즈렙이 부족한 국내 실정에선 상호 윈윈하는 거래 문화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관련 인프라를 만들어 나가는데 정부의 지원이 절대 필요하다.
셋째, 디자이너와 기업,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와 리테일러 등 각각의 패션 주체들 간에 적극적인 콜래보레이션이 필요하다.
이미 국내 패션 시장은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SPA 가업들이 수도권은 물론 지방 중소 도시까지 파고들고 있다.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며 그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단순 가격비교가 아닌 콘텐츠의 다양성과 매장 내 재미를 찾아내기 위해선 상호 성격이 다른 주체 간 콜래보레이션이 절실하다. 같은 패션 주체 뿐 아니라 카페, 레스토랑, 서점, 자동차 등 소비자들이 관심있고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콜래보레이션이 성공하기 위해선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고객을 집객하고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의식 전환이 선행되야 한다. 무조건 내가 주도적인 위치가 돼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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