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브랜드 1조원 시대 과제

2013-12-16 정인기 기자 ingi@fi.co.kr

데스크 칼럼 - 정인기 취재부장




단일 브랜드 1조원 시대가 도래했다.



국내 패션시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만 해도 단일 브랜드 연매출 1000억원을 꿈의 숫자로 인식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그 10배에 이르는 1조원을 거론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조원 시대를 언급하는 당사자는 글로벌 SPA와 메이저 아웃도어 브랜드. SPA 선두 기업인 ‘유니클로’는 올 8월까지 매출 6940억원(영업이익 6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5년 9월 국내 진출한 8년만에 거둔 성과였으며, 몇 년 전 야나이 회장이 자신있게 천명한 “2014년 회계연도에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무난함을 과시했다.



같은 SPA 기업인 ‘자라’와 ‘H&M’은 ‘유니클로’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매년 20~40%의 높은 신장률을 거듭하고 있어 ‘SPA 시장 잠식’이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로컬 브랜드로는 메이저 아웃도어가 1조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도 여전한 강세를 이어온 이들은 지난 11월 ‘블랙야크’가 1020억원어치를 판매하며 ‘단일 브랜드 월매출 1000억원대’란 새로운 이정표를 달았다.



‘블랙야크’는 6500억원의 연매출을 전망하면서 국내 브랜드로서는 1조원 시대에 가장 근접했다.



‘노스페이스’ 역시 비슷한 수치로 추정되며 ‘케이투(6200억원)’ ‘코오롱스포츠(5900억원)’ ‘네파(5500억원)’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아웃도어 선두권 브랜드는 치밀한 전략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신장세를 거듭한다면 향후 2~3년 이내에 ‘1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만큼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1조원 클럽으로 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SPA, 특히 ‘유니클로’의 1조원대 진입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660㎡ 이상의 대형 유통을 110개 이상 확보한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만 뒷받침된다면 2014년도에는 무난하다는 것이다.



특히 판매가격이 30% 이상 저렴한 세컨 브랜드 ‘GU’를 보탠다면 그 파괴력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유니클로’는 지난달 상하이에 ‘GU’ 해외 1호점을 오픈 해외 시장 진출 의지를 표출했다.



메이저 아웃도어 브랜드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올해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카테고리 확장과 같은 치밀한 중장기 전략이 뒷받침 된다면 1조원대도 가능하다는 긍정론도 적지 않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1조원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카테고리 확장에 대한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당장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동계 스포츠 전문 브랜드 하나 없는 것을 감안하면 카테고리별 전문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소비자 선택폭 넓혀야 시장확대



단일 브랜드 1조원 시대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시장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구조와 색깔을 가진 브랜드들이 공존해야 하는데 지나친 ‘규모 경쟁’은 오히려 패션시장을 축소시킨다는 것이다.



더욱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SPA와 아웃도어와 같은 특정 상품군 중심의 쏠림 현상은 시장의 균형발전에 마이너스를 초래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걸맞는 다양한 색깔의 브랜드가 공존함으로써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또 가격이 아닌 그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최적의 시장을 공략할 때 지속 성장도 가능할 것이다. SPA  브랜드를 의식한 지나친 ‘가격 할인 경쟁’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규모 축소를, 장기적으론 패션에 대한 소비자 외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10년 전 23조원에서 현재 40조원 수준으로 크게 확대됐지만, 브랜드 숫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그만큼 다양성이 축소됐다는 의미이며, 패션산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변화와 함께 다양한 테이스트의 브랜드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패션의 영역을 뷰티, 리빙, 가든, 디자인 등 생활 전반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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