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6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저가 기획 상품 밀어내기에 수익률 악화

#.김미정(28)씨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아우터를 장만하러 백화점을 찾았다. 코트 한 벌 가격으로 50만원 정도를 예상했지만 세일 덕에 훨씬 더 저렴하게 옷을 장만할 수 있었다. 김씨는 이 날 알파카 코트를 9만9000원에, 라쿤털 패딩을 12만 9000원에 구매해 예상 금액보다 27만 2000원을 절약했다.
17일 간의 기나긴 송년 세일을 벌인 백화점이 드디어 웃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매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세일 기간 중 10.7% 매출이 상승했다. 여성복이 10.5%(여성 패션 9.0%, 영캐주얼 11.5%), 남성복 5.2%, 레저 40.4%, 골프10.2%, 스포츠 20.8%, 아동 28%, 장신잡화 19.1%, 해외 패션 11.6% 신장했다.
때맞춰 찾아온 추위에 코트, 패딩, 모피, 부츠 등이 방한용품이 신장세를 주도했다. 롯데호텔에서 하루 진행한 패션잡화 패밀리 대전은 9000명 이상이 방문해 당초 매출 목표였던 4억원보다 3배 넘는 13억원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도 세일 기간 중 패딩만 30% 이상 신장했으며, 현대백화점 또한 패딩 등 아우터류가 매출 신장을 주도했다.
김상수 롯데백화점 마케팅전략팀장은 “지난 9월 이후 매출 하락세를 보이던 부분이 4분기 들어 추위로 인한 매출 특수와 선물 시즌 수요로 인해 나름 좋은 신장세를 보였다”며 “이런 매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연말 소비 진작을 위해 다양한 겨울 상품전 및 프로모션 등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랜드들은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른 가을부터 패딩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던 아웃도어 때문에 남성복, 여성복 브랜드들은 정상가 판매 시기를 놓쳤다. 게다가 길어진 세일 때문에 대량의 저가 상품 밀어내기를 하며 수익률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특히나 올해는 다운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기간 중에는 이월·기획 상품 위주로 판매가 일어났으며 매년 세일에 의존하는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다량 판매 우선주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략 상품의 경우 백화점과 협의해 수수료율을 조절하기도 하나 일반관리비, 판관비 등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따라서 전체 물량의 70% 이상을 팔아야만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며 “예를들어 1만장을 생산했다면 7000장은 팔아야한다는 것인데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 한해 저조했던 실적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아우터 판매에 매진하는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저가만 앞세워 특색 없는 상품만 쏟아냈다가는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릴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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