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1 김우현 기자 whk@fi.co.kr
백화점마다 아웃렛 사업 확장…생계형 매장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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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아울렛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가두상권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들은 백화점 전성 시대가 저물고 대형마트의 매출 성장세까지 꺾이자 마지막 먹을거리로 아울렛 사업을 지목,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가두 대리점과 소규모 패션타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청주에 아울렛을 오픈한 이후 성안길 로데오 거리의 패션 매장 매출이 반토막 났고, 롯데 부여아울렛 오픈 이후 주변 공주·논산 상권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해준다. 한때 잘 나가던 일산 덕이동 패션타운도 인근 파주에 신세계와 롯데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순식간에 죽은 상권으로 전락했다.
패션기업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옷을 파는 아웃렛에 고객들이 몰리는 건 맞지만 ‘치킨 게임’ 하듯 상대방을 고려치 않고 모두가 파국으로 치닫는 극단적인 사업확장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소비 흐름이 아웃렛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전제하더라도 무분별한 영토 확장으로 가두 대리점과 패션타운들이 설 땅을 잃게 된다면 패션업계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화점 중 아웃렛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다. 현재 서울역사점을 비롯 파주, 김해, 청주, 광주 수완, 광주 월드컵점, 대구 율하, 부여아울렛 등 8곳을 운영 중인 롯데는 오는 12월 이천아울렛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고, 이어 동부산점, 구리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신세계는 여주, 파주에 이어 지난 8월 부산 기장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오픈했으며, 대전에도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용도변경 등의 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달 28일 하남에 유니온스퀘어라는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착공한 신세계는 앞으로 이 같은 놀이공원형 복합쇼핑몰 10곳을 순차적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1호점 김포아울렛 공사 착수를 통해 아웃렛 사업의 포문을 연데 이어, 인천시와 송도 신도시에 부지 임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 롯데의 도심형 아웃렛이 더 문제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롯데의 무분별한 확장 전략이다. 롯데는 현재 8개인 아웃렛 점포를 2~3년 내 30개까지 늘리는 한편, 관악점 같은 비효율 백화점을 아웃렛으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이미 서울 도심 한 복판인 서울역에서 아웃렛을 운영 중이다.
롯데의 공격적인 행보가 우려스러운 것은 교외형 아웃렛 보다 도심형 아웃렛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그것도 대도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처럼 지방상권까지 영토를 넓혀 도심형 아웃렛 사업에 치중하게 되면 대리점과 소규모 패션타운들이 입게될 고통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연말 오픈 예정인 이천 롯데아울렛을 둘러싸고 그 동안 이천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이나, 대전에 들어설 신세계아울렛 공사를 백지화하라며 대전 지역 상인들이 시청으로 몰려가 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불미스런 사태가 끊이질 않고 반복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우려를 대변해 준다.
대리점 상인들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업체 입장에서도 백화점의 아웃렛 사업 확장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아웃렛몰에 입점하면 당장 매출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그 여파로 대리점이 문을 닫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좋은 매장을 하나 둘씩 잃게 돼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최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 마디로 빚 못 갚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계형 자영업자인 대리점주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이란 최후 수단을 선택하게 된다면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소비 감소와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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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 대리점·패션타운도 자기혁신 필요
업계 관계자는 “요즘 아웃렛이 대세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때문에 대리점주와 소규모 패션타운들이 무너진다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며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해 월 2회 휴무, 심야영업 금지 등의 법안을 제정한 것처럼 가두 대리점주 보호를 위해서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힐링하면서 보다 쾌적한 쇼핑을 원하는 쪽으로 소비 트랜드가 바뀐 만큼 대리점주 및 소규모 패션타운 개발업자 스스로가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구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라라포트, 소라마치 쇼핑몰처럼 지역상권에 적합한 콘텐츠 구성과 재미있는 요소로 매장을 꾸며 고객들이 만족하는 근린형 패션타운으로 차별화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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