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BC카드 간 수수료 분쟁이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 문제는 양사가 각각 할인점과 카드 업계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카드 수수료 인상을 둘러 싼 두 업계 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양사 간 수수료 분쟁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그 파장이 전 업종에 미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 분쟁 왜 일어났나?
카드사가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카드 수수료 인상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수입원은 현금서비스, 카드론, 가맹점 수수료, 연회비, 할부구입 수수료, 회전결제(리볼빙결제), 연체 수수료다.
이중 카드사들이 외형을 확대하던 시기에는 연회비를 받지 않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두 받고 있기 때문에 경영수지 개선책이 못 된다. 연체 수수료도 타 수수료에 비해 고율이지만 리스크 부담이 크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수수료다. 할부구입 수수료와 회전결제도 사용자 의사에 따른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카드사가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다. 결국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가맹점 수수료가 카드사 입장에서 주 수입원인 것이다. 하지만 전체 수입원 중 25~50%를 차지하는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의 경우 2, 4분기 국내 카드사의 평균 비율이 27.75%를 차지했다.
이처럼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비중이 높지 않고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등 경영환경 개선책도 이미 쓴 상태라 마땅한 경영수지 개선책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카드사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들고 나온 것.
특히 카드사 입장에선 수수료 인상을 위해선 먼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 여기에 이마트는 수수료가 1,5%로 원가 이하의 마진을 적용해 왔기 때문에 수수료 인상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카드사가 자신들의 경영부실을 가맹점에 전가하고 있고, 카드사에서 주장하는 4,7% 원가(대손충당금 포함)도 믿을 수 없다”며 수수료 인상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 이마트, BC카드 간 대리전이 된 이유?
이번 수수료 분쟁은 할인점과 카드사 전체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 나타나는 상황은 이마트와 BC카드 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이마트는 현재 66개 매장을 가진 할인점 1위 업체다. 외형도 연간 7조원 대에 이른다. 매출의 80% 가까이가 카드 구매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 수수료 1% 이상하면 이마트 입장에선 연간 560억의 이익이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카드사는 6개 전업 카드사와 KB, 우리, 외환 3개의 은행계 카드사가 있다. 은행계 카드사는 전업 카드사에 비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비중이 높다. BC카드는 전업카드사에 속하고, 타 카드 전업사에 비해 현금 서비스 비율이 낮다. 현금 서비스 비율이 낮다는 것은 자금조달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BC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의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BC카드 입장에서 수수료 인상이 그만큼 절실했기에 수수료 분쟁 전면에 자연스럽게 나서게 된 것이다.
◆카드사 담합 의혹 제시
이마트와 BC카드 간 수수료 분쟁에 가리긴 했지만, 홈쇼핑업계와 KB카드, 통신업계와 LG 삼성 KB 간 수수료 분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담합 제기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수수료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대형 가맹점을 분담해 맡고 있다”며 “할인점은 BC카드가, 홈쇼핑은 KB카드가 전면에 나서고 여타 카드가 뒤를 바치는 형국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시했다.
이마트도 현재 이러한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위에 제소한 상태다. 이마트 박찬영 부장은, “카드사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요율로 수수료를 인상해 개별 업체 간 협상 여지를 없앤다는 점에서 담합 협의가 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마트가 BC카드와 협상 과정에 KB카드와 엘지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공조한 것도 카드 3사의 영향력을 이용해 수수료 인상을 관철시키려는 것으로 거래상 지위남용을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담합 의혹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이 일률 인상이 아닌 원가 미만 특정업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담합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한남용에 대해서도, “우월적 지위는 강자와 약자가 분명한 경우에 해당 된다”며 “이마트와 같은 대형 가맹점을 약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우월적 지위남용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