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소싱’ 확산 위해 거래 관행 개선해야

2013-08-07 김정명 기자 kjm@fi.co.kr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사입 구조’ 공감대 형성 필요




지난해 공동 개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인디브랜드페어와 패션리테일페어는 올해도 한 공간에서 행사를 치른다.



시장에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진 디자이너브랜드와 활발하게 활동하는 홀세일 브랜드가 한 데 모여 있는 점은 새로운 콘텐츠 발굴을 원하는 유통업체 바이어들이 전시장을 꼭 방문해야 하는 매력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용화 롯데백화점 CMD는 “지난해 행사를 통해 많은 신진 디자이너와 홀세일 브랜드를 만나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팝업 이벤트나 MD 개편에 도움이 됐다”면서 “올해 행사도 백화점 차원에서 바이어들이 현장을 방문해 실력있는 콘텐츠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한 원더플레이스 대표도 “끊임 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영입해야 하는 셀렉트숍 입장에서 국내에서 열리는 인디브랜드페어와 패션리테일페어는 필수적인 전시회”라며 “전시회 기간 동안 전 직원이 경쟁력있는 브랜드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 리테일 산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수준 높은 브랜드가 모이는 전문 트레이드 페어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위탁 거래 위주의 국내 유통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유통 기업이 적극적으로 사입 구조를 받아들여야만 업계 공동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인디브랜드페어를 통해 국내 시장에 데뷔한 디자이너 A씨는 전시회에서 만난 CJ오쇼핑을 통해 큰 힘을 얻었다.
CJ는 사입가로 1억원이 넘는 물량을 오더했고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A씨의 상품을 판매했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좋아 A씨는 한 시즌만에 유명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 뿐만 아니라 사업의 기반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CJ 역시 경쟁 유통업체에는 없는 차별화된 상품을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에스닉한 분위기의 캐주얼 웨어로 관심을 모은 브랜드 ‘B’역시 인디브랜드페어를 통해 떠오른 스타브랜드. 위탁 판매를 하지 않고 사입으로만 거래한다고 밝히자 상당수는 거래를 포기했지만 일부 업체는 전시회가 끝난 뒤 따로 찾아와 오더를 했다.
지난해 인디브랜드페어와 패션리테일페어가 가져온 가장 큰 효과는 위탁 중심의 국내 유통 구조에 ‘사입’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다.



유통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가 필요하고 좋은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입 거래가 필요하다는 선순환적 구조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국내 패션 리테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형 유통기업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전시회 이후 백화점마다 이름을 달리한 팝업 이벤트가 줄을 이었고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패션기업들도 인디 디자이너와 홀세일 브랜드들을 모아 다양한 형태의 판매전을 기획했지만 독특한 디자인이 생명력인 인디 디자이너들이 본업인 디자인을 떠나 ‘판매’에 매달려야 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약화됐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백화점 역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내부적으로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이나 패션기업들이 1인 기업 위주의 인디 브랜드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사입 구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콘텐츠인 인디 브랜드가 성장해야 자신들도 미래가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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