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리테일 업계, 무슨 일이?

2013-03-15 김하나 기자 khn@fi.co.kr

‘홍대’ 중심의 소규모 셀렉트숍 규모 축소, 이전, 철수 잇따라



성장기에 접어드나 싶었던 국내 리테일 시장이 위기에 직면했다. 장기화된 업계 불황과 상권 침체, 폭등한 임대료에 소규모 리테일숍들이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을 닫거나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한 셀렉트숍은 10여 곳. 『로닌』 『어코브스토어』 『안티도트』 『달스톤』 『피플오브테이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홍대, 강남 등 서울의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1세대 리테일러부터 작년 리테일 시장에 첫 발을 들인 셀렉트숍까지 줄을 잇고 있다.



◇ 홍대 ‘쩐의 전쟁’에 줄줄이 백기
최근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패션 업체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서울 마포구 점포의 평균 권리금이 처음으로 강남구를 앞지르는 등 홍대의 부동산 시세가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상수역 부근에서 스트리트 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2년 전 홍대에 매장을 물색할 당시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을 요구해 혀를 내둘렀는데 최근 월세가 1000만원까지 뛰었다”고 밝혔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새로 주인이 바뀌면서 월세가 100%씩 오르는 곳도 있다. 임대료가 연 500%까지 오르는 경우도 봤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투시」 『안티도트』 『어코브스토어』 『피플오브테이스트』 등은 최근 홍대 매장을  이전하거나 철수키로 결정했다.  



◇ 대기업 진출 러시, ‘제 2의 가로수길’ 되나?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홍대에서 영업하던 소규모 패션 업체들이 최근 설 자리를 잃은 데는 ‘대기업 진출’이 한몫 했다”고 분석한다.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부근(일명 홍대 로데오)과 홍익대학교 정문부터 상수역 방향의 와우산로는 최근 5년 사이 임대료가 50~200%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발을 들인 「H&M」을 비롯해  「자라」 「유니클로」 「갭」 등 글로벌 SPA의 플래그십스토어와 중대형 매장이 들어선 곳이다.



제일모직의 「바이크리페어샵」도 이달 말 와우산로에 1~5층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다.
『카시나』는 올 초 4년간 운영했던 「스투시」 홍대 직영점을 철수, 상수역 인근으로 매장을 이전한다. 「스투시」가 있던 자리에는 작년 직진출한 VF코리아의 「반스」 2호점이 들어섰다.



『안티도트』도 내달 홍대점을 정리하고, 부산 광복동의 자사 편집숍 『고사우스』로 통합 운영한다. 복합쇼핑몰 메세나폴리스와 최근 중대형 매장을 오픈한 「블랙야크」 등으로 인해 합정역 시세가 더 뛸 거라는 판단에서다. 



홍대 독막로의 『어코브스토어』도 5월 매장을 철수한다. 『로닌』은 학동점을 접고, 홍대점을 확대해 학동점의 콘텐츠를 흡수 통합할 계획이다.
『달스톤』은 지난 1월 압구정 상권 침체로 오픈 1년여 만에 매장을 철수했다.



◇ 리테일숍 자구책 모색에 적극
『카시나』는 지속적으로 수익이 낮은 점포를 철수하고, 신규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월 평균 1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명동 눈스퀘어점을 비롯, 지난 8일 오픈한 갤러리아백화점 매장과 내달 입점하는 파주 첼시아웃렛점 등 대형 유통채널 입점 매장에서 수익을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올해들어 부산 남천점과 서울 압구정 피나클·프리미엄 2개점, 홍대점 등 4개 매장을 철수했지만 추가 출점을 지속하며 현 규모를 유지할 전략이다. 기존 F&F에서 운영했던 도산공원 『퍼블리시드』 자리에 내달 1~3층 규모로 들어설 『카시나』는 2층 이벤트, 팝업 공간을 통해 ‘스트리트 스피릿’을 전달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안티도트』는 제조업과 문화 공간 설립, 요식업 등 사업을 다각화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홍대점을 접고 서핑 콘셉의 식당, 상설 문화 공간 등을 통해 ‘서핑 컬처의 대중화’와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안티도트』는 6년간  전개해온 「세이버」와 작년 생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신발 제작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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