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저가 캐주얼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라디오가든」과 같은 중견 브랜드의 전개중단과 「닉스」 「나크나인」 「카운트다운」 등 몇몇 업체의 부도가 이어지자 ‘다음은 누구지?’ 하는 추측도 난무하는 등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개중단 브랜드의 고별전, 몇몇 캐주얼 브랜드의 ‘1+1’ 또는 ‘50% 세일’과 같은 극약처방이 쏟아져 나오자 그나마 살아나던 매기조차 달아나 버렸다고 하소연한다.
경기침체와 늦더위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제살깎기’ 식 단기전략은 이익을 남기기는 커녕 건전한 시장질서까지 무너뜨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다. “어차피 강자가 살아 남는 것이 시장원리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살깎기 식 경쟁은 삼가야 한다. 충격요법으로 당장 눈앞의 위기는 넘길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엔 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한다”는 것.
또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친 가격경쟁은 중저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비용을 최대한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이를 믿고 구매하도록 한 것이 중저가 시장의 영업전략이자 성장 동력이었지만, 이렇듯 세일과 행사를 반복해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결국 제 가격 주고 구매하는 고객은 계속 줄어들 것이며, 브랜드 또한 경쟁 브랜드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50%를 꺾어 팔아도 남으니까 팔겠지’라는 소비자 인식이 일반화되면 지금까지 공들여온 중저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이다.
최근 한 소비자 조사에서는 캐주얼 브랜드 구매 고객 가운데 정상가로 구매한 고객이 36%에 그쳤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66%의 소비자가 세일 혹은 행사 제품을 구매한 셈이다.
국내 대표적인 중저가 브랜드 관계자도, “최근 2년 간 매년 10% 안팎으로 정상가 판매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이번 가을에도 늦더위와 브랜드들의 때이른 세일, 파격적인 행사 등이 이어지면서 정상가 판매 비중이 6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상가 판매 비중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영업수지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최소 70% 이상의 정상가 판매율과 적정 회전율 등을 감안해 배수를 최대한 줄였지만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진 것이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때론 내 이익을 줄여가면서 가격을 인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눈앞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극약처방은 삼가야 한다. 세일과 기획행사가 중요한 영업전략이라면 그에 따른 여파와 이후 대안까지도 마련한 후에 실행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가격만 싼 브랜드보다는 가격에 비해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가 롱런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건전한 노력이 브랜드의 경쟁력은 물론 중저가 시장의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