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홈쇼핑 된서리

2012-12-20 김하나 기자 khn@fi.co.kr

납품 업체 ‘등골 뺀’ MD 7명 적발…검찰조사 이어 ‘세금 폭탄’까지

승승장구하던 홈쇼핑 업계가 때 아닌 된서리를 맞았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납품 업체들로부터 수 차례 뒷돈을 챙긴 4개 홈쇼핑 관계자 7명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전모씨와 박모씨를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이 챙긴 불법 리베이트 액수는 9억 2000만원에 이른다.



적발된 7명 대부분은 홈쇼핑의 상품 기획과 가격, 수량, 방송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하는 MD. 이들은 ‘황금 시간대’ 편성을 빌미로 납품 업체에게 1회 2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뜯어냈다.
N홈쇼핑의 전모(33)씨는 2009년부터 올 7월까지 매달 월급처럼 200만~600만원의 뒷돈을 상납받았다. 5년간 납품업체로부터 받아 챙긴 액수만 4억 2700여 만원에 달한다.



전씨는 납품업체와 납품업체에 원료를 공급하는 하도급업체로부터 수 백만원을 뜯어내거나 최고급 외제차를 받기도 했다. 납품 업체들은 방송을 통해 수익을 올리면 매출액의 1~4%는 전씨의 차명 계좌로 입금했다.
전씨는 상납 받은 뒷돈 중 일부 1억 원을 편성 팀장 박모(39)씨에게 다시 상납, 편성 조치를 청탁했다.



◇ 홈쇼핑은 슈퍼甲, MD는 甲중의 甲?
이 같은 상납 고리는 최근 급성장한 홈쇼핑과 그 안에서도 막강한 권력을 가진 상품 기획팀에서 비롯됐다.
홈쇼핑은 최단시간에 폭발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유통 채널. 최근 홈쇼핑에서 방송된 30만원 대 고급 화장품의 경우 30분만에 완판, 7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모 홈쇼핑의 패션 아이템은 분당 매출 3500만원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때문에 홈쇼핑은 40%에 육박하는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입점을 기다리는 납품 업체들이 줄을 잇는다.



특히 상품 기획자(MD)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MD는 제품 선정부터 계약, 방송, 배송, 정산, 재고 관리까지 홈쇼핑 방송의 전 과정에 관여한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MD가 납품업체들에게 왕처럼 군림한 셈”이라며 “MD의 말 한마디에 납품업체의 생사가 결정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방송 편성을 받기 위해 상납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 현대홈쇼핑 추징금 542억원
현대홈쇼핑은 ‘납품 비리’가 엎친 데 이어, ‘벌금’까지 덮쳤다.
납품 비리로 인해 검찰 조사를 받은 현대홈쇼핑은 최근 542억 원의 세금 폭탄을 맞았다. 지난 18일 서울지방국세청은 현대홈쇼핑에 추징금 542억2768만9752원을 부과했다.
현대홈쇼핑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판매 수수료를 특정매입으로 분류해 세금을 납부해 왔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 기간의 거래를 협력 업체에 의한 위탁 판매로 판단해 위탁거래에 따른 부가세를 다시 추징한 것이다.



CJ오쇼핑, GS샵, 롯데홈쇼핑은 애초 국세청이 인용한 위탁거래 방식으로 세금을 내는 반면,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은 특정매입으로 세금을 계산해 문제가 발생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매출 거래 형태의 인식 차이에 따라 부가세가 추징됐다”며 “그 간 납부한 세금은 감안하지 않고, 5년간 미납한 세금을 계산해 다시 가산세를 얹은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세기본법에 따른 불복청구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적극 대응하고, 우선 과세전적부심을 신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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