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1 김하나 기자 khn@fi.co.kr
신세계·전략적, 롯데·속전속결, 현대·간보기

요즘 백화점 업계의 화두는 단연 ‘뉴 콘텐츠’다. 소비자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 기존 브랜드로는 더 이상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결론이 나자 백화점마다 혁신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1020’ 영 에이지 소비자들의 빠른 이탈은 백화점 업계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지난 수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운 전략들은 최근 ‘선수 교체’로 귀결됐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영입해야 소비자가 돌아온다는 단순 명료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달 ‘협력사 공개 모집 박람회’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들의 공식적인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9월 영플라자 명동점을 전면 리뉴얼한 롯데백화점도 콘텐츠 물갈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또한 유명 온라인 쇼핑몰, 스트리트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와 주기적인 신진 디자이너 페어를 열고 있다.
각각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통된 고민에서 시작된 ‘뉴 콘텐츠’ 영입 스타일을 살펴봤다.
◇ 신세계-전략&기획형
신세계백화점은 팝업 스토어나 자체 편집숍을 운영하는 등 경쟁사에 비해 일찌감치 신규 콘텐츠 확보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대대적인 움직임을 보인 건 최근 들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기획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스타일이다. 다소 실행이 늦어지긴 하나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움직이는 만큼, 시작하면 ‘제대로 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1996년 직매입 셀렉트숍 『피시온』을 시작으로 『분더샵』 『맨온더분』 등 ‘분 시리즈’를 선보인 신세계백화점은 올 초부터 편집 콘텐츠에 변화를 시도했다. 동대문ㆍ신진 디자이너 제품 등 100% 국내 브랜드로 구성한 『신세계앤컴퍼니』를 올 2월, 4월 연달아 오픈한 것. 편집숍 콘텐츠로 해외 유명 브랜드를 고집했던 신세계의 다소 파격적인 MD 개편이었다.
국내 브랜드의 가능성을 점친 신세계백화점은 협력사 모집 박람회를 통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9~30일 본점 문화홀에서 열린 ‘에스 파트너(S-Partner)’는 중소 패션 업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오디션 형태의 입점 박람회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1년 여의 기간을 거쳐 선발 브랜드의 가능성을 점증하고, 정규 매장에 입점시킬 예정이다.
이번 박람회는 8월 접수한 111개 업체 중 1차 심사에 통과한 26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제이쿠」 「샐러드볼」 「아뜰리에 델 솔」 「마샹블」등 16개 여성복 브랜드와 「Drink Beer Save Water」 「디스이즈네버댓」 「지세인트」 등 5개 남성복 브랜드, 「잇츠백」 「애크미 퀸」 등 5개 생활ㆍ잡화 브랜드로 구성됐다.
이세탄 백화점 바이어를 비롯해 김석원 「앤디앤뎁」 디자이너, 김석주 지앤코 대표, 이지아 보그코리아 디렉터 등 17명 패션 전문가의 공정한 평가로 선정된 업체는 3차 팝업 스토어 심사를 거쳐 2014년 봄/여름 MD개편에 정식 입점, 백화점 영업을 시작한다.
◇ 롯데-속전속결형
롯데백화점이 영플라자 리뉴얼 프로젝트에 착수한 건 지난 5월 말. 9월 27일 매장을 열기까지 4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영플라자는 리뉴얼을 통해 전체 브랜드의 절반에 가까운 53개 신규 브랜드를 입점, 내부 인테리어까지 싹 바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까지 매뉴얼처럼 지켜지던 층간 구획과 경계 역시 허물었다. 이를 통해 『카시나』 「스타일난다」 『원더플레이스』 등 길거리와 온라인 강자를 대거 유치했다.
오픈 1개월이 지나면서 상당수 브랜드의 매출도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젊은 고객층 유입이 월등하게 늘었다는 것이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완성도 면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뚝심의 롯데’는 동성로, 충주 영플라자도 리뉴얼 공사에 착수, 내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간보기형
현대백화점은 젊은 세대를 위한 특화관 ‘유플렉스’를 통해 비교적 일찍 MD 개편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동점에 『매그앤매그』 『에이랜드』 등의 셀렉트숍을 입점시킨 것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혁신적인 콘텐츠 변화는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MD 구성까지 이어진 사례는 드물지만 현대백화점도 지속적으로 뉴 콘텐츠에 대한 마켓 테스팅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달 5~21일 열린 ‘신진 디자이너페어’는 참여 브랜드 53개, 물량 150억원 등 역대 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미입점 브랜드에게 행사장 전 층을 내 준 것도 이례적이었다.
유종건 현대백화점 바이어는 “신진 디자이너페어는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고, 백화점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페어를 통해 선발한 몇몇 브랜드를 내년 무역센터점에 오픈할 자체 편집숍에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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