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남성복, 패션 축제를 장식하다

2012-10-26 정민경 기자 jmk@fi.co.kr

다채로운 패턴·생생한 컬러로 눈길 사로잡아



패션인들의 축제 2012 추계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열렸다.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서울패션위크 현장은 패션인들의 열정으로 달아올랐다.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중견 디자이너의 무대였던 테이크오프가 폐지되고 서울컬렉션에 흡수되면서 패션쇼 수가 줄었고, 각 행사의 특징에 따라 장소가 다른 것 등이 지난번 춘계 행사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다. 서울컬렉션, 서울패션페어는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됐고, 제너레이션 넥스트, 프레젠테이션 쇼는 마포구 서교동 자이갤러리에서, 오프사이드쇼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앙스갤러리 등 별도의 장소에서 펼쳐졌다.



올해 처음 신설된 전야제는 지난 21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여 ‘다양성과 문화를 담는 공존’을 콘셉으로 서울 광장에서 펼쳐졌다. 낮 동안 정동길 일대에서는 의류 및 잡화를 판매하는 벼룩시장 ‘미니섬 프리마켓’이  열려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야제는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 서울시민이 참여한 패션 프로젝트 ‘나도 디자이너’의 무대를 시작으로 디자이너 갈라쇼와 나눔 음악회 등으로 이어졌다. ‘나도 디자이너’에 선발된 8명의 시민 디자이너들은 본인이 디자인한 의상을 직접 제작하고, 모델로 무대에 오르는 등 패션에 대한 열정을 뽐내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 이상봉 디자이너가 총감독을 맡은 특별 패션쇼는 ‘서울, 공존’을 주제로 디자이너 55명의 의상으로 오리엔탈, 펑키, 미니멀, 드레시 등을 화려하게 펼쳐 보였다.
이어 현대 무용단 리케이댄스의 공연으로 시작된 2부 행사 나눔음악회는 가수 박완규, 신효범의 열창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마지막 게스트 울랄라세션의 차례가 되자 시민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무대 앞으로 달려나가 열광했고, 울랄라세션은 이에 화답하듯 흥겨운 노래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서울컬렉션 화려하게 꽃 피워
추계 서울패션위크의 첫날 쇼는 지난 22일 갑작스런 폭우 속에 어렵사리 시작됐다. 서울패션위크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컬렉션은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남성복 컬렉션은 디자이너 이주영의 패션쇼로 막을 열었다.



「레쥬렉션 바이 주영」 디자이너 이주영은 강렬한 헤비메탈 사운드에 맞춰 지난 시즌의 밀리터리 콘셉을 재해석한 패션쇼를 연출했다.
「씨와이 초이」디자이너 최철용은 빛이 프리즘을 통해 굴절되는 과정인 스펙트럼을 모티브로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각각 크기가 다른 도트무늬 패턴을 믹스매치해 눈길을 끌었다.
「김서룡 옴므」 디자이너 김서룡의 컬렉션은 평소 지적이고 클래식한 룩을 즐기는 도시의 남성이 해변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한 패션 같았다. 허벅지가 드러나는 짧은 바지에 맨몸 재킷과 스카프, 동그란 선글라스등 과감한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도미닉스웨이」 디자이너 송혜명의 컬렉션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과 해골 모티브 영상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컬렉션 전반에 해골 모티브, 낙서처럼 온 몸에 그린 타투, 스와로브스키 장식 등으로 마초적이면서도 화려한 야누스적 남성미를 극대화시켰다. 런웨이를 누비는 모델들은 서로 경계하는 듯 몸짓과 표정으로 어둠 속 거리 문화를 표현했다.
「카루소」 디자이너 장광효의 쇼는 맨 마지막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셀러브리티가 몰렸다. 레드, 블루, 화이트 등 다양한 컬러의 봄 패션들이 다가올 봄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했다.



지난 23일 서울패션위크 둘째날에는 디자이너 고태용, 이상현, 신재희, 정두영, 강동준의 패션쇼가 펼쳐졌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고태용 디자이너 쇼의 콘셉은 공교롭게도 '10,(ten comma)'로 「비욘드클로젯」의 10번째 컬렉션을 기념하는 의미로 열렸다. 10이라는 숫자를 형상화한 이번 쇼는 모델의 붉게 물든 볼 화장처럼 위트와 클래식, 프레피 룩을 동시에 보여줬다.



「레이」 디자이너 이상현의 컬렉션은 전체적으로 웨어러블한 의상이 주를 이뤘다. 비칠 듯 얇은 니트, 오버사이즈 코트, 짧은 팬츠 등 편안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재희 신」 디자이너 신재희의 컬렉션은 치유를 콘셉으로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의 연주와 함께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열렸다. 모델이 줄지어 서 있고, 관객이 차례로 들어가 한 바퀴 돌아보는 색다른 전시회로, 관람객이 순환되면서 패션쇼 형태보다 보다 많은 관객이 컬렉션을 관람할 수 있었다.



정두영 디자이너의 「반하트 디 알바자」 컬렉션은 유독 많은 관람객이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스타일 디렉터 알바자 리노가 함께 이탈리안 모던 클래식 룩을 강조했다.
「디그낙」 강동준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신기루에서 영감을 받아 선과 면의 조화를 콘셉으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피날레는 가수 타이거 JK가 깜짝 힙합 공연을 펼쳐 콘서트에 온 듯 신나는 무대로 꾸몄다.



◇자이 갤러리-제너레이션 넥스트 신진 기량 뽐내
신진 디자이너의 무대 제너레이션 넥스트의 남성복 무대는 22일 서교동 자이 갤러리에서 열렸다.
서울컬렉션과 한 시간 여유를 두고 스케줄이 짜여 있었으나 거리, 시간 관계상 용산에서 쇼를 보고 바로 서교동으로 넘어가는 것은 쉽지 않아 취재진이 나뉘어지는 혼선을 빚었다. 또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는 일반 관객의 입장이 불가능한데다 취재진을 수용할 장소마저 협소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우여곡절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기량을 아낌없이 뽐냈다.



디자이너 조성아의 프레젠테이션 쇼는 따뜻한 조명 아래 편안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첫 번째로 등장한 그레이 수트에 화이트와 그레이가 컬러 블록처리된 윈드 브레이커 룩은 이번 콘셉 ‘레이어 앤 라인’을 가장 잘 나타냈다.
「제이호 옴데스프릿」 디자이너 이재호는 ‘견우와 직녀’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한 공존을 표현했다. 특히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 프린트, 자연의 구름 모양 등 풍부하고 화려한 패턴으로 장식했다.
디자이너 김경민의 「스니저 퍼레이드」는 1990년대 스트리트 룩을 콘셉으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러 블록 재킷, 패치워크 데님 팬츠, 화려한 그래픽 프린트 룩 등 다채로운 패션을 선보였다. 모델의 위트 있는 포즈와 워킹이 즐거웠다.



「20th Century Forgotten Boy Band」 디자이너 이학림의 컬렉션은 런던의 펑크 락하면 떠오르는 아이템들로 가득한 쇼였다. 영국 근위병의 모자를 확대한 듯 커다란 모자부터 모히칸 헤어, 한껏 부풀려진 헤어 등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연출한 이국적인 모델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팝 가수 레이디 가가의 생고기 드레스를 스타일링하고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3’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디자이너 황재근은 「제쿤 옴므」 컬렉션에서 힙합 스타일을 선보였다.
태극기를 연상시키는 패턴과 한국적 요소를 도입한 팬츠 등으로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피날레는 트레이닝 수트 차림의 아이돌 그룹 테이스티의 힙합댄스로 마무리됐다.





VanHart di Albazar / 정 두 영
Review 시즌마다 한 편의 연극 같은 컬렉션을 선보이는 신원의 남성복 브랜드 「반하트 디 알바자」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무대 연출이 돋보인 이번 컬렉션은 몬테베르디의 베네치아(Venezia di Monteverdi)를 주제로 베네치아의 축제와 낭만을 재해석한 룩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안 스타일 거장인 스타일 디렉터 알바자 리노가 정두영 디자이너와 함께 피날레를 빛냈다. 특히 이번 쇼에서는 알바자 리노 컬렉션 라인을 선보여 이탈리안 모던 클래식의 정수를 뽐냈다.



상체의 슬림한 라인을 강조하는 실루엣과 더불어 장식적인 디테일이 가미된 클래식한 정장, 스포티한 캐주얼 등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상의 포켓과 라펠, 소매 등은 크리스털로 장식한 화려한 룩, 언밸런스한 디자인의 입체적인 셔츠, 드레이핑 재킷 등 감각적인 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얇은 재킷을 셔츠처럼 연출하거나, 아우터 위에 굵은 벨트를 하는 등 신선한 스타일링도 돋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귀여운 반항아를 연기한 모델 김우빈이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어 모델 혜박이 디자이너 정두영의 뮤즈로 런웨이에 올랐고, 러시아에서 주목 받는 모델 키릴 바실레브 등 유명 모델들이 무대를 빛냈다.





CARUSO / 장 광 효
Review 디자이너 장광효의 「카루소」 컬렉션은 KBS ‘개그콘서트 정여사’ 팀과 장안의 화제 브라우니가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정여사 코너를 알리는 샹송이 흘러나오자 관객은 술렁거렸고, 곧 나타난 정여사 팀은 짧은 콩트와 함께 런웨이를 걸어 나왔다. 유행어 ‘브라우니 물어’를 외치며 유쾌한 퍼포먼스를 연출하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윽고 쇼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한 표정의 모델이 등장했다. 다양한 컬러가 활용된 이번 컬렉션은 당장 입을 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인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루즈한 터틀넥, 크림 베이지 재킷, 턱 팬츠 등 포멀 룩에서부터 니트 웨어, 짚 업 점퍼, 레깅스 등 스포티한 캐주얼 룩까지 다채로운 스타일로 무대를 장악했다. 프릴 달린 셔츠, 연미복을 변형한 코트 등 드레시한 무드도 놓치지 않았다. 재킷 위에 조끼를 덧입거나, 겉옷 소매를 올려 셔츠가 드러나게 하는 등 스타일링에도 감각적인 변화를 줬다. 화이트 컬러에 오렌지, 블루 등 다양한 컬러를 활용해 하나의 무늬처럼 연출했다.



장광효 컬렉션에는 늦은 시간에도 배우 류승룡, 하석진, 김지훈, 가수 김윤아 김형규 부부 등 많은 셀러브리티와 취재진이 몰려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Cy Choi / 최 철 용
Review 디자이너 최철용의 컬렉션에는 국내외 프레스와 바이어가 몰려 지난 시즌 실험적인 프레젠테이션 쇼로 주목을 받은 그의 인기를 대변했다.
신비스럽고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조명이 꺼진 쇼 장. 관객은 모두 모델이 걸어나올 무대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허를 찌르듯 런웨이 끝 빈 공간에 스펙트럼 형상의 눈부신 형광빛 조명이 켜졌다.
‘어? 저건 뭐지’ 싶은 순간, 온 몸을 자극하는 빠른 박자의 전자 음악이 장내를 진동시키며 쇼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씨와이 초이」의 이번 시즌 콘셉은 ‘스펙트럼’. 빛이 프리즘을 통해 굴절된 파장에서 영감을 받아 무채색의 빛이 스펙트럼으로 변하는 과정을 패션으로 표현했다.
부풀린 헤어의 모델들은 도트 패턴을 메인으로 한결 캐주얼한 룩을 선보였다. 최철용 디자이너는 블랙 앤 화이트 슈트, 롤 업 팬츠 등으로 구성된 세미 정장에서 레인 코트, 후드 점퍼 등 스포티한 스타일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는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단연 도트 무늬다.



셔츠 디테일에 활용된 도트 무늬가 팬츠, 재킷, 코트의 전체 모티브로 확산되면서 무늬의 크기도 커졌다 작아지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셔츠, 슈트, 코트 등 전체 아이템을 각기 다른 도트 무늬의 믹스 매치 룩은 세련미의 정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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