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8 김하나 기자 khn@fi.co.kr
브랜드 유치는 합격점…운영은 글쎄

롯데백화점의 야심작 영플라자 명동점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변신’은 대성공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프리 오픈에 이어 이달 5일 공식 문을 연 영플라자 명동점은 지금까지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30여 개의 신규 브랜드 유치에 성공하며 새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듯 많은 논란과 풀어야 할 과제를 잔뜩 남겼다. 영플라자를 둘러본 업계 관계자들은 “과감한 도전엔 박수를 보내지만 완성도면에선 합격점 이하”라는 평가를 내놨다. △입점 업체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일정과 △‘백화점식’ 관행이 허술함을 낳았는다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
먼저 프리 오픈 당일 오전 6시까지 이어진 공사 때문에 입점 업체 대부분이 매장 구성에 애를 먹었다. 건물 입구와 층 간 연결 통로 등 인파가 몰리는 곳에 바닥 공사가 미완성된 상태여서 천으로 덮어놓거나 조명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채 영업을 시작한 곳도 상당수였다.
MD 구성도 아쉬웠다. 유통 관계자 김모 씨는 “1층을 셀렉트숍, 2층을 브랜드 조닝으로 구성했는데 문제는 콘텐츠 성향이 너무 다른 업체끼리 모여 효과가 반감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입점 업체 A의 이모 대표는 “일방적인 롯데 스케줄에 따라가다 보니 준비 과정서부터 차질을 빚었고, 영업 후에도 롯데 관계자들의 의견이 제 각각인 탓에 우왕좌왕할 때가 많았다”고 토로해 롯데백화점의 폐쇄적인 의사소통도 입방아에 올랐다.
논란은 입점 업체들의 준비 수준에서도 마찬가지. 온라인이나 홀세일 유통이 익숙한 업체들은 리테일 경험 부족으로 판매 인력이나 재고 물량 등 기초적인 준비마저 미진했다. 상품 택에 가격이나 성분 표시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했다는 지적과 일부 동대문 사입 상품은 백화점 품질을 기대한 고객들 수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롯데백화점의 도전에 후한 점수를 줬다. 대부분의 대형 유통들이 스트리트 브랜드가 ‘대세’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선뜻 영입하지 못했던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용기 있게 새로운 시장의 포문을 연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다.
특히 스트리트 패션을 주도하는 『카시나』 「브라운브레스」 「허쉘」과 인터넷 쇼핑몰 업계 1위 「스타일난다」 등 굵직한 콘텐츠를 대거 유치해 시장의 핵심도 잘 짚었다는 분석이다. 이향남 롯데백화점 영패션 MD 팀장은 “오픈 시기가 성급하게 잡혀 입점 업체나 시공 업체와 제대로 협의하지 못했다. 이점을 인정하고 내부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주점·동성로점 리뉴얼에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일테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달 24일 롯데백화점이 공개한 CRM에 따르면 22·23일 주말 이틀간 영플라자의 10~20대 방문객 수는 7% 이상 증가했다.
입점 업체의 매출도 호조로 일 평균 1000만원대를 기록한 『원더플레이스』를 비롯 「누디진」 「스타일난다」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던 「난닝구」가 상위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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