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31 김성호 기자 ksh@fi.co.kr
최첨단 스마트 물류 단지 기대, 패션계 들러리 전락 우려
본보 보도(8월20일자) 이후 한국패션물류단지에 대한 패션업계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기대감은 최첨단 물류단지·롯데프리미엄아울렛·호텔·테마파크 등이 들어서 물류·쇼핑·오락이 결합된 새로운 대형 복합단지가 될 것 이란 비전을 담보로 한다. 반면 한편에서는 업계 전체가 참여한다는 명분 아래 몇몇 업체를 위한 졸속 사업으로 끝나거나,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되는 편향된 사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도 팽배해 있다.

◇국내 최고의 패션 물류 및 쇼핑 단지 기대
먼저 핑크빛 기대감은 한국패션유통물류주식회사(대표 한창우·원대연, 이하 한국패션유통)의 홍보대로 최첨단 물류단지의 비전에 대한 것이다. 현재 국내 패션 업계는 우리 브랜드들이 「자라」·「H&M」·「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그 경쟁에서 우리 브랜드들이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물류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빠른 상품 공급으로 스피드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패션유통에 따르면, 한국패션물류단지는 국내 패션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도록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앤 디자인 패션 물류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 앤 디자인 물류단지는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한 단지 통합 관리 시스템과 첨단 물류 정보 시스템을 도입해 우리나라 최초로 단일 산업으로만 구성된 첨단 물류기지로추진된다. 특히 입주 업체에게는 5년 동안 재산세 면제, 취·등록세 100%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따라서 한국패션물류단지가 완공되면 패션 업계는 스피드가 빨라지고 각종 코스트 절감 효과를 얻게 돼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 가능한 수준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또 한국패션물류단지 내 지원 시설 부지에 호텔을 새로 입점시킨다면 호텔이 부족한 이천시의 단점도 보완할 수 있고, 관광 및 쇼핑 고객의 체류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물류 단지와 이천시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할 만하다.
더불어 단지 주변의 에버랜드·민속촌·도자기 박물관 등과 연계한 쇼핑과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면 패션 업체 중심의 국내 최고의 패션 물류 및 쇼핑 단지 탄생도 예견할 수 있다.
또 이후 한국패션유통이 이번 사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추가 참여 업체 발굴뿐만 아니라 전체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의견 수렴도 가능하게 돼 빠른 활성화 방안이 마련될 수도 있다.
그러나 쟁점이 되는 부분은 이천시 구도심 상권에서 패션업을 하는 상인들과의 마찰이다. 파주나 여주에 대형 아웃렛이 생겼을 때 현지 구도심 상권이 무너진 예가 있다. 이 때문에 이천 상인들은 “평생 쌓아온 재산이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꺼질 수 있다”는 고민 속에 절박한 심정에 빠져 있다.
또 상인들은 “원래 일부 부지에 군부대가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단지 개발로 무산됐다. 군부대가 들어오면서 제시한 이천시의 혜택도 사라진 꼴”이라며 “한국패션물류단지가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 고민과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답답하다”며 한숨을 지었다.
따라서 물류단지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원만한 해결점 모색이 필요하다. 만약, 한국패션유통이 패션 업체나 이천 상인들에게 상업 및 지원 시설 부지 내에서 직접 상품 판매 기회를 제공한다면, 한국패션유통은 직접 상가 분양이나 임차인 모집에 나설 필요 없어 순조로운 사업 추진이 가능할 수 있다. 이는 상인들의 불만 해소에도 효과가 있어 빠른 사업 추진에 따른 이익 실현도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 관계자들은 “한국패션물류단지 사업이 국내 패션업계를 위한 국가 정책 사업인 만큼 본래의 입안대로 패션 업계 전체를 위한 올바른 사업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
◇패션업계, 들러리 될라 우려
그럼에도 성공을 위한 절반의 우려와 대책마련에 대한 여론은 높다.
이 사업에 대해 ‘한섬, 에프앤에프 등 참가사 21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95%의 국내 패션 기업들이 모두, 한국패션유통과 한국패션협회를 위한 사업에 들러리를 선 꼴’이라는 여론이다.
한국패션유통이 지난 2004년에 3번 설명회를 열었더라도 2005년 법인 설립 이후 7년 동안 총 79만2000㎡(24만평)에 대규모 국책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 한 차례도 추가 설명이 없었다는 점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는 것. 따라서 한국패션유통이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이런 ‘들러리설(設)’부터 잠재워야한다. 그러기 위해 물류단지 완공까지 남은 1년여 기간 동안 패션 산업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연간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패션 대기업의 A 대표는 “최근까지 물류단지 개발소식도 모르고 있다가 최근 패션인사이트 기사를 보고서야 처음 알았다”면서“물류단지 부지가 경기도 이천시 중부와 영동 고속도로가 맞닿는 지역이라 최고의 입지인데, 지금에라도 적극적인 홍보로 더 많은 패션업체에게 참여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패션유통에 투자한 B기업 대표는 “사업초기 1억원을 투자했는데 아직까지 단 한차례도 진행 정도나 향후 계획을 들은 적이 없다”면서“초심으로 돌아가 참여 업체뿐만 아니라 전체 업계 발전을 위한 현재까지 진행 정도를 상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패션업계 전체가 욕을 먹지 않도록 물류단지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설 때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원도심 전체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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