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17 김성호 기자 ksh@fi.co.kr
전체 패션산업 위한 사업?…실제는 소수 개인만 혜택

롯데아울렛 구성에 이천 상인들 강하게 반발
국내 최대 규모인 이천 패션물류단지 조성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소수를 위한 특혜가 아니냐’, ‘이천 상권 침해다’ 등 논란이 쏟아지고 있다.
2013년 완공예정인 패션물류단지 조성사업(별칭 이천패션포레스트)은 한국패션유통물류주식회사(대표 원대연·한창우, 이하 한국패션유통)와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 공동으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과 호법면 일대 79만2000㎡(24만평)에서 2005년 사업이 개시됐다. 이후 7년이 지나 완공 예정일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규모 프로젝트에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단지는 전체 79만2000㎡(24만평). 이중 패션 물류 단지는 19만8000㎡(6만평), 상업 시설 부지는 12만4080㎡(3만7600평) 규모. 상업 시설 부지 중 9만9000㎡(3만평)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에 1만9800㎡(6000평)는 영원무역에 아웃도어 테마파크 용도로 매각됐다. 그 외 지원시설 부지 10만5600㎡(3만2000평)에는 호텔과 F&B 시설, 전시장 등이 들어설 예정. 전체의 47%를 차지하는 36만3000㎡(11만평)의 공용 시설 부지에는 도로·녹지·공원·생태도로 등이 들어서게 되어 있다. 아울러 이 시설은 개발 완료 후 이천시에 기부 체납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형 핵심 테넌트의 밑그림이 완성되면서 문제점도 하나 둘 불거진 상황이다.
◇ 50배 올라 높은 시세 차익 실현
패션물류단지 사업이 진행되면서 공익용 보전산지 및 절대 농지 부지가 복합 산업 단지로 용도 변경되자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로 이어졌다.
한국패션유통이 애초 3.3㎡(1평)당 최소 5만~10만원대로 매입한 부지 중 상업 시설 부지는 최근 최대 50배 오른 300만~400만원에 매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물류단지 조성 사업은 용도 변경만으로도 부지 매각에 엄청난 시세 차액이 발생된 것이다.
그 동안 한국패션유통은 "한국패션협회와 함께 국내 패션 업계 전체를 위한 국가정책 사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물류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패션업계는, 과연 국책사업인 한국패션물류단지 사업이 원래 입안 목적대로 전체 패션업체들에게 얼마나 많은 참여 기회를 주었는지, 또 적극적으로 홍보했는지 등의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패션유통은 2005년 사업 초기부터 언론계에 "패션협회의 308개 국내 회원사와 23개 패션 관련기업들의 공동 참여로 진행한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실제 시행사인 한국패션유통에는 총 180억원의 자본금에 21개 패션 업체만이 투자했다. 더욱이 5~6명의 소수 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해 ‘패션업계를 위한 사업’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패션계 관계자들은 “패션협회가 '국내 패션계 전체를 위한 공동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다'고 홍보했지만, 이는 국토해양부와 경기도, 이천시로부터 사업추진 인허가를 받고 토지 용도변경을 하기 위한 꼼수에 가깝다. 대주주들도 기업이 아닌 오너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것을 보더라도 업계를 운운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을 편다.
◇ 롯데아울렛 유치로 이천시 상인 거센 반발
한편 롯데쇼핑의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의 입점이 확정되면서 이천시 지역 상인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에 한국패션유통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을 유치하면서 지역 상인,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브랜드와 겹치지 않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이천시도 한국패션유통과 동일하게 “이천 상인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지역 상인들이 운영하는 브랜드와 롯데측의 브랜드가 중복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며, 롯데측에 해외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구성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천시 상인들은 한국패션유통과 이천시의 입장 표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 이들은 "이천 지역 상권에서 국내 대표 브랜드 대부분이 영업 중인데, 롯데가 그 브랜드들을 제외하고 어떻게 3만평 규모의 영업 면적을 모두 채울 수 있는가?"라며 "말과 달리 결국 중복된 브랜드가 상당수 나타날 것"이라 주장한다. 이들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약속과 다른 영업을 할 경우 '패션 물류단지 사업 전면 반대 및 자진 철수' 등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계속 벌일 계획"이라 힘주어 말했다.
이에 패션업계에서는 "패션물류단지 조성 사업이 진정 국내 패션 산업 전체를 위한 사업이라면 패션 유통망이 이미 형성된 이천시의 원도심 상권이 도태되지 않고 서로 상생하는 방향에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나가 생기면 하나가 사라지는 '제로섬 게임' 류의 사업 방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 높은 시세 차익은 소문, 패션업계에 도움될 것
한편 패션물류단지 측은 "단지개발에 2500억원이나 투자되는 만큼, 외부의 시각처럼 고수익 사업이 결코 아니다"는 주장이다. 보통 산업단지개발에서 공용 시설 면적이 30% 내외를 차지하지만, 패션물류단지는 47%에 이른다는 것. 또 개발 후에 전부 기부 체납되는 면적이기 때문에 상업 시설이나 지원 시설을 매각해 발생한 이익을 공용 시설에 재투자하는 격이라는 것. 결국 수익은 적지만 패션 업계 전체를 위한 사업이며 개발 이익도 낮다고 부가 설명한다.
이에 패션업계는 "패션 업계 전체를 대변한다는 명분으로 한국패션협회가 발벗고 나서 이천시 등의 인허가를 받아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명실공히 대의에 맞는, 업계 발전에 공헌하는 훌륭한 사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패션물류단지 조성 사업은 2013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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