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7 김정명 기자 kjm@fi.co.kr
반발 거세 협상 난항… 일부 업체 ‘전 점 철수’ 초강수도

이랜드리테일이 수수료 3% 인상 카드를 꺼낸지 100일. 이랜드리테일과 업체들과의 밀고 당기는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이랜드는 ‘협상 완료’라 하고, 입점 업체들은 ‘아직 협상 중’이라고 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현황을 취재했다.
지난 4월 이랜드리테일은 수수료 3%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수년간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은데다가 최근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자금 소요가 많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리뉴얼을 통해 매장이 고급화되고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테니 입점 업체들도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라는 논리도 덧붙였다.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현재 이랜드리테일은 실익을 거두지 못한 채 입점 업체들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수수료 인상안을 놓고 업체들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모으고
있지만 생각보다 반발이 거세 최종 협의안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은 ‘전 점 철수’라는 초강수까지 던지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랜드는 지난 7월 말 “입점 업체들과 향후 재계약 시점부터 수수료 인상안에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목표했던 ‘평균 3% 인상’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 준 사람 없는 데 받은 사람 있다?
이랜드는 서둘러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확인 결과 사실과 달랐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10여 군데 업체는 평균 1~2% 수준에서 인상안을 절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3군데는 1% 일괄 인상으로 조율을 끝냈다고 했고 2군데는 회사 차원에서 절대 불가 방침을 정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 점포에서 매장을 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아동복 브랜드 ‘H’의 본부장은 “이랜드 쪽에서 하도 사정을 해서 전체 10여개 매장을 모두 1% 일괄 인상해주는 선에서 합의하기로 했다”면서 “한 번에 3%를 올리는 것은 빅3 백화점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처사”라고 꼬집었다.
일부 업체는 기업 차원에서 강경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 4~5개 브랜드가 이랜드리테일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데 끝까지 수수료 인상을 고집하면 이랜드리테일과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또 캐주얼 ‘N’ 브랜드 본부장은 “대부분 점포가 재계약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일단 내년 재계약 시점까지 결정을 유보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수수료 인상 문제가 넘어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 평균 3%는 누구 주머니에서?
상당수 업체가 1~2% 선에서 조율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3% 인상의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의외로 관계사인 이랜드월드 소속 브랜드들의 인상폭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주얼 브랜드 ‘A’의 경우 점포별로 5~6% 수준으로 인상해줬다. 그룹 고위층에서 내린 결정이라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다. 아동복 ‘B’ 브랜드도 마찬가지. 현재 20% 안팎의 수수료를 일괄 25%로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난관에 부딪힌 이랜드가 다음해를 기약하기 위해 둔 노림수로 분석하고 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한 번에 3%를 인상하기 어려우니 1차적으로 그룹사 브랜드를 먼저 올리고 이를 근거고 협력업체들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지 않겠느냐”면서 “올해는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내년에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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