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0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디자이너 B컷과 습작, 메모 통해 예술의 문턱 낮춰

지난 6월, 대학로 쇳대박물관 1층에 ‘aaA’라는 낯선 간판 하나가 걸렸다. 호기심에 안을 들여다보자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정사각형 액자와 테이블에 진열된 스케치북이 눈에 들어왔다. 한 켠에는 사뭇 진지한 표정의 어린이들이 그림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곳은 디자이너 아트숍 ‘aaA샵’이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영감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온라인 셀렉트 숍 『29cm』가 운영하고 있다.
아티스트, 브랜드들의 B컷이나 습작, 메모 등을 전시·판매한다.
임규항 팀장은 “이 매장은 『29cm』의 문화 사업 중 하나인 ‘aaA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곳”이라며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어렵고 멀게만 느끼는데 아쉬움을 느껴, 보다 친숙한 예술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작품이 아닌 B 컷을 다루는 것도 예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방편이다. 이 그림들을 ‘프레임 29’라는 29x29cm의 정사각형 액자에 담아 판매한다. 작품은 브랜드에서 기부를 받거나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제작된다. 가격은 1만~3만원 선으로 저렴하게 책정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현재 『29cm』 입점 아티스트 40여 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패션 디자이너, 영화감독,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 중 한 달에 한 명씩 ‘이달의 작가’로 선정해 별도의 전시 공간에서 소개하기도 한다.
‘스케치북 29’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상품은 스케치북과 ‘북 29’라는 소책자로 구성되어 있다. 북 29에는 해당 아티스트나 브랜드의 대표작품과 함께 작업할 때 영감을 받는 29 가지를 모아 대중의 이해를 돕는다. 또 스케치북에는 브랜드가 어린이에게 전달하고 싶은 영감을 담은 아트워크 페이지를 추가로 담아 아이들이 자유로운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그밖에 무지 노트인 ‘플레잉북’, 그림 도구, 디자인 서적 등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임규항 팀장은 “현재 머그컵, 연필케이스, 브랜드별 에디션 박스 등 관련 상품들을 개발 중에 있다”며 “앞으로 예술을 다양한 상품에 접목시켜 보통의 일상 생활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Interview with 임규항 팀장>
소비자 반응은 어떠한가?
“인터넷을 통해 어떤 숍인지 알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직은 모르는 손님이 더 많다. 입장료가 얼마냐고 묻거나 상품을 만져도 되냐고 묻는 이도 있다. 대중들이 그만큼 예술에 대해 평소 생활에서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한 번 오신 고객들은 편하게 작품을 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다고 만족해 한다.”
상품을 한정판으로 제작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가 고착화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나의 작품이 너무 많이 노출되면 대중은 그 작품과 작가를 동일시하게 된다. 그러면 작가는 더 이상 작품의 영역을 넓혀가지 못한다. 그래서 한정된 물량만 만들었으며 전부 소진되더라도 재생산하지 않을 방침이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한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aaA 프로젝트’는 영감을 모두와 공유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색연필이나 스케치북 등 그림 도구를 기증하거나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프레임에 넣어 전시회를 하는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모두가 보람을 찾도록 고려하고 있다.”
<aaA샵의 추천 상품>
안희건 디자이너의 aaA 프레임
해군이 된 강아지가 마린 패턴속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
작가 안희건 씨는 실크스크린 작업물(좌)을 aaA 프레임에 담았다. ‘작은 삶을 위한 패턴(patterns for small life)’이라는 「스몰스」의 슬로건을 그림으로 풀어낸 것으로 다양한 강아지의 모습을 의인화해 재미를 더했다. 특별히 상품별로 패턴에 따라 각기 다른 그림을 제작했다.
안희건 디자이너는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작은 동물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스몰스」를 전개하고 있다. 의류, 안전 장비, 장난감 같은 작은 소품에서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든다.

한세진 아티스트의 스케치북 29
한세진 작가의 아트워크가 포함된 스케치북.
이 상품은 29 가지 영감을 담은 책과 스케치북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종이는 모조지, 만화지, 문켄지 등 재질이 다양해 아이들이 촉감, 색감 등을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한세진 작가는 패턴이 돋보이는 파우치, 쿠션, 테이블 매트 등을 제작하고 있다. 동화책을 그리거나 캐릭터를 개발하기도 한다. 손맛 나는 그림과 소품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조금씩 알려나가고 있다.
사진 = 임정국 기자 lj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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