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섬유 수출 시장이 사라진다

2012-06-11 김경환 기자 nwk@fi.co.kr

시장∙상품 포트폴리오 구성 신시장 개척 나서야

유럽발 재정 위기가 장기화되며 글로벌 섬유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섬유·패션 업체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큰 시장’인 중국과 미국 등의 수요가 크게 줄면서 수출 업체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이 한꺼번에 위축되는 현상은 오랜 비즈니스 경험 상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대책이 없어 망연자실 지켜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한 시장이 위축되면 일시적으로 다른 시장에서 이를 보완해 왔는데 이제는 이 것마저 불가능하다는 것.



원단 업체들의 경우 유럽 바이어와 상담이 이뤄지면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봉제를 거쳐 의류 상태로 공급되므로 중국 자체가 유럽 경기에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유럽 재정 위기의 영향이 세계 시장으로 넓게 퍼지면서 생산국인 중국의 섬유·의류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또 중국의 소비가 둔화되며 경기 회복 기미를 보이던 미국 시장에도 미쳐 전 세계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시장에는 국내 업체들의 봉제 공장에서 소요되는 원자재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는 대형 밴더들을 통한 수출이 대부분인데 국내산 원단 공급이 모두 줄어들고 있다. 수출 업체들은 전문 수출 시장과 주력 수출 품목에 집중하면서 바이어와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해 왔으나 이제는 이런 방식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기 힘든 실정이다.



한 업체 사장은 “니트 직물에 대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고정 바이어를 두고 꾸준히 수출을 전개해 왔는데 수요가 크게 줄면서 위기를 느끼고 있다”면서 “우븐 직물 업체와 협의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올 가을에는 새로운 전시회에 참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주력 아이템도 늘리거나 바꿔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경기 북부의 니트 직물 생산 업체들도 국내 대형 밴더들에게 의존하던 비즈니스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SPA 브랜드가 힘을 얻으면서 미국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상대로 밴더를 통해 수출하던 수요가 줄었고 가격 저항이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국내 내수 패션 업체들에게 관심을 갖고 비즈니스 상담에 노력하며, 직접 중국이나 미국 시장에 공동 매장을 구성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나 해외 마케팅 경험이 모두 부족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업계 전문가는 “이제는 과거의 전문 시장이나 주력 아이템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수출 업체들은 시장이나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좀더 다양화하고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젊고 유능한 마케터가 필요하므로 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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