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위한 ‘패션 보물섬’

2012-03-22 최은시내 기자  

트렌디 의류부터 고퀄리티 해외 브랜드까지




4호선 수유역 5번 출구 앞  빌딩에는 가로 1m 남짓의 자그마한 코끼리 간판이 걸려 있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간다는 남성 전용 셀렉트숍 ‘행루즈’의 입구를 가리키는 표지판이다.



문 하나만 달린 입구를 지나 좁다란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널찍한 공간이 펼쳐진다. 복층 구조로 되어 있는 이 숍은 1층은 264㎡(약 80평), 2층은 60㎡(약 20평)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시원시원한 동선과 오렌지 빛의 따뜻한 조명, 나무 등을 활용한 인테리어는 이 곳이 지하 공간인 것을 잊게 만든다.



1층에는 동대문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브랜드들이 전시되어 있다. 밀리터리 룩, 빈티지 룩, 클래식 룩 등으로 나뉘어 각자의 존을 이룬다. 여기에는 행루즈의 자체 제작 상품도 함께 판매 중이다. 동대문 디자이너 출신인 허민호, 강지숙 대표가 만드는 이 상품은 최신 트렌드와 대중성을 반영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니트 상품이 반응이 좋다. 지난 F/W  시즌에도 30여 가지의 니트를 디자인별로 100장씩 생산했는데 시즌이 끝날 무렵 생산량의 약 80%가 판매됐을 정도다.



2층으로 올라가면 해외 브랜드 셀렉트 상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프랑스 클래식 브랜드 ?홈코어? , 미국 밀리터리 전문 브랜드 ?알파인더스트리?, 영국 더플 코트 대표 브랜드?글로버롤? 등 의류 뿐만 아니라 미국 가죽 전문 브랜드?테너굿?, 미국 민속공예를 활용한 액세서리 브랜드 ?난터켓?  등 40여 가지 브랜드가 모여 있으며, 남성용 포머드, 면도용품 등 라이프 스타일 상품까지 두루 갖췄다. 지난해 2월 오픈한 행루즈는 패션 중심지와는 동 떨어져 있지만 꾸준히 방문하는 고정 소비자들이 많은 편이다.



박병규 바잉 디렉터는 “다소 외진 지역이라 주변에 패션 상권이 전혀 없지만 하루 30~40팀이 방문한다. 대부분 소비 목적의 고객들로 상품의 종류와 가짓수가 많아 한 자리에서 쇼핑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먼길을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대부분은 행루즈 온라인 쇼핑몰의 회원이기도 하다. 행루즈는 2006년 오픈해 현재 15만 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남성 전용 쇼핑몰이 드물던 당시 등장해 이목을 끌었으며 동대문 브랜드를 정찰제로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이용객이 늘었다. 지난해 9월 해외 로컬 브랜드를 취급하기 시작하며 콘텐츠가 다양화 되자 새로운 소비자들도 점차 유입되고 있다.



[FOCUS! 행루즈에서 주목할 만한 브랜드]

고품질 워크웨어 재현 _유니버설웍스
영국 전통적인 워크스타일에 중점을 둔 브랜드다. 설립자인 데이비드 키테는 폴스미스와 마하리시에서 경력을 쌓은 디자이너로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 브랜드를 론칭했다. 영국 워크웨어와 아웃도어 웨어를 기반으로 하며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기술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공장에서 최상의 제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루즈에서는 ?유니버설웍스?의 셔츠, 재킷 등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데, 특별히 한국인 체형에 맞는 사이즈를 주문 제작해 제공하고 있어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인이 만든 가죽 브랜드 _태너굿
미국 가죽 용품 전문 브랜드 ?태너굿?은 1964년부터 말안장을 만들던 장인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다. 지갑, 팔찌, 노트, 벨트 등 가죽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구비돼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템은 ?대너?와 협업한 가죽 부츠 제품이다. 호윈사의 크롬악셀 레더로 제직된 이 제품은 스티치다운 봉제법을 사용해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였으며, 비브람社의 2060 아웃솔로 정지마찰력을 끌어올려 산 같은 거친 지형에서도 안정감있게 착용할 수 있다.

입을수록 멋진 셀비지 데님 _텔라슨
20년지기 친구인 피트 시어슨과 토니 파텔리가 만든 청바지 브랜드로 리바이스社의 메인 납품업체이기도 하다.
행루즈에서 판매되고 있는 셀비지 데님은 세월이 가도 유행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핏을 구현해낼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원단은 데님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콘밀즈 화이트 오크 데님을 사용해 세탁시 자연스러운 워싱 효과를 나타낸다.
?텔라슨?의 뉴모델인 스트레이트 진도 입고되어 있다. 약간 도톰한 원단에 루즈하게 떨어지는 핏은 아메리칸 캐주얼룩에 안성맞춤이다.



[Interview with   허민호 대표]

오프라인 매장을 낸 이유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때 직접 회사로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았다. 당시 사무실이 수유역과 쌍문역 사이에 있어 고객들이 찾기도 어려웠는데 하루에 3~4명은 방문했다.
공간이 협소해 물건을 펼쳐서 보여드리기도 마땅치 않았고 원하는 물건을 찾아서 꺼내드리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서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고객들이 편하게 매장에 오실 수 있도록 역 근처인 지금의 자리에 매장을 내고 사무실도 옮겼다.



셀렉트 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품질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본다. 보통 가격이 비쌀수록 질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품질이란 가격처럼 한 눈에 보고 비교할 수 없어 일반 소비자가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내가 소비자를 대신해 좋은 원단, 고급 봉재를 통해 만든 좋은 품질의 옷을 선별해 제안하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4월 중순에 새로운 자체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그동안 행루즈에서 제작하던 상품은 대중성을 고려해 최신 유행을 반영하는데 촛점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옷, 보여주고 싶은 옷을 만들지 못했다. 이번 세컨 라인은 클래식을 콘셉으로 잡고 보다 완성도가 높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번 시즌에는 의류 및 액세서리 15가지 품목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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