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스틱 굴레 벗으니 더 큰 세상 보이네”

2012-03-08 최은시내 기자  

'브라운브레스'




지난 달 17일, 수많은 인파들의 박수와 함성소리가 신세계 강남점 5층 이벤트홀을 가득 메웠다. 사람들은 힙합 가수인 소울다이브와 재지팩트의 흥겨운 리듬과 랩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즐거운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의 깜짝 이벤트는 스트리트 브랜드 「브라운브레스」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의 3번째 단독 팝업스토어 오픈을 기념하며 마련한 행사다.



「브라운브레스」와 신세계백화점의 인연은 2010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화점은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개성 강한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 시험 삼아 「쟈뎅드슈에뜨」 「칩먼데이」 「브라운브레스」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들을 모아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가능성이 보이자 단독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



신세계 강남점에서 7일간 열린 팝업스토어는 단연 화제였다. 스트리트 브랜드가 메가 유통채널인 백화점에 진출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파격적인 규모가 눈에 띄었다. 매장 2개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의 이벤트홀 전체를 활용했던 것.



이렇게 규모가 커진 것은 「브라운브레스」의 요구 때문이었다. 스트리트 브랜드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VMD를 구성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이다. 거리에서 시작한 스트리트 브랜드의 탄생 배경을 보여주기 위해 백화점 안에 1980년대 거리를 재현해냈다. 거친 느낌의 나무들을 이용해 행거 등 집기를 만들고 벽면에는 그래픽 아트와 신문을 활용해 꾸몄다.



재미있는 VMD에 매장은 연일 사람들로 북적였고 관심은 매출로 이어졌다. 7일간 올린 매출은 6000만원. 도메스틱 브랜드의 첫 진출임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이후 팝업스토어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 공연, 서적, 음반 등을 더해 상품과 문화를 소비하는 공간을 창출해내고 있으며, 회를 거듭할수록 매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브라운브레스」의 당돌한 요구가 빛을 발한 사건은 또 있다. 위탁구조로 입점해 있는 거래처에 ‘사입’으로의 전환을 제안한 것. 위탁거래로는 어느 숍에서 상품이 얼마나 판매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원활한 유통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시즌이 다 지나면 재고 상품이 반송되어 돌아와 처치 곤란한 재고가 쌓이기 일쑤였다. 자금이 묶이자 당장 다음 컬렉션 준비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입이 필수다’라는 판단이 서자 곧바로 행동에 옮겼다. 2010 S/S 시즌까지 포기한 채 시스템 개혁에 돌입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의 퀄리티를 업그레드 시키고 수주회를 열었다. 바이어들에게 ‘상품력이 좋으니 재고 부담 위험이 적고 위탁으로 거래할 때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설득했다. 거래를 포기하는 몇 군데를 제외한 나머지 10여개 업체는 「브라운브레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동안의 매출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결정이었다.



홀세일 브랜드로 재정비를 마친 「브라운브레스」는 이제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타깃은 일본. 일본은 스트리트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매출 규모도 큰 시장이다.



이미 지난해 일본 ‘빔즈’를 비롯한 유력 셀렉트숍에 입점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려나가고 있으며, 지난 7일부터 5개월간 루미네 백화점 신주쿠점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이 들어서는 곳은 미국의 「맨하탄포티지」 일본 「마스터피스」 등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들과 모여 있는 섹션으로 일본의 마니아 소비자들에게 「브라운브레스」를 확실하게 어필할 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