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목소리로 결집해 패션계 현안 풀겠다”

2012-02-24 김하나 기자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2월 20일 출범



4월 패션위크 앞두고 서울시와 갈등 조짐



국내 패션디자이너들이 패션계 현안을 ‘의기투합’으로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지난 20일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초대회장으로 추대된 이상봉 디자이너는 “연합회의 목적은 디자이너 단체의 개별적 이익 추구가 아닌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권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한국 패션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데 있다. 또한 무엇보다 ‘신인 디자이너 육성’이 1차적인 목표다. 그 동안 부족했던 선후배 디자이너들 간의 소통의 창구로서 제 몫을 다하고 선배들이 다져 놓은 토대로 후진 양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상봉 디자이너를 비롯 △신장경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회장 △조명례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KFDA) 회장 △박윤정 뉴웨이브인서울(NWS) 회장 △양성숙 세계패션그룹(FGI) 한국협회 부회장과,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남성복과 여성복 디자이너 모임의 장광효, 홍은주 대표가 참석해 패션계를 리드하는 4개 협회와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모임 2개, 총 6개의 디자이너 관련 단체가 통합된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외부 세력이 거셀수록 내부 단합은 더 견고해지는 법. 갈수록 축소되는 시장 환경과 더불어 점점 더 어렵고 불리해지는디자이너 패션 산업의 현실이 디자이너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빠른 속도로 내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들 사이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그야말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설립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육성정책이 패션 기업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디자이너들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디자이너 브랜드는 개인의 창의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기업형태의 패션브랜드에 비해 영세한 편”이라며 “따라서 재정지원을 받아왔지만 관료화, 획일화된 지원기관의 시스템 때문에 일방 통행식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해체된 서울패션센터 문제는 디자이너들이 한 목소리를 내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서울시가 패션산업 투자 비용을 대폭 삭감한데 이어 10여년간 디자이너들을 지원해온 산하 기관을 하루아침에 폐쇄하면서 상황이 더욱 열악해졌다는 것. 이에 디자이너들이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통합의견을 표출하기 위해 입을 모으게 됐다는 것이다.



지재원 준비위원장은 “근래 패션 산업이 심각한 경기불황을 겪게 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특히 패션센터 폐쇄 이후 연합회 필요성을 공감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며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연합회는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던 디자이너들도 문제를 부추겼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의 대외적 인지도가 크게 신장하고 있는 반면 내부 문제들에 대처하고 제 목소리를 내는 데는 미흡했다”며 “더 이상 각각의 의견표출로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연합회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패션계 현안에 공동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진로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패션계 내부에서는 당장 4월에 열릴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몇몇 개별 디자이너들과 접촉하며 서울컬렉션에 참가할 디자이너들을 모으는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대립이 지속될 경우 행사의 의미가 퇴색돼 결국 ‘주인 없는 잔치’가 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연합회와 서울시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제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서울시와 지자체, 디자이너의 역할은 확실하게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연합회 측 양성숙 FGI 한국협회 부회장은 “서울컬렉션 등 디자이너 활동이 주체가 되는 행사의 중요 결정권은 연합회에 일임하고 서울시는 행정적 업무로 뒷받침하며 명확하게 역할을 분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서울시와의 의견 조율이 결렬될 경우 독자적 패션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오는 5월 창립 총회를 준비 중인 연합회는 각 패션디자이너 단체와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패션디자이너들을 아우르며 명실상부한 디자이너 대표 단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추후 위용을 갖춘 협회로 성장해 디자이너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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