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마다 브랜드 스토리가 흐른다

2011-12-08 한지형 기자 hjh@fi.co.kr

2층에 꾸민 국내 1호 '프라이탁' 가방 매장 단연 눈길

          





“어? 여기가 매장인가?”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이태원 「밀리미터밀리그람」(이하 「MMMG」) 매장은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빈 사무실 같은 건물에 간판만 덩그러니 달려 있었다. 매장 내부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카페와 매장이 함께 구성되어 있는 1층은 천장 구조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콘크리트 벽의 갈라진 틈은 하얀 페인트로 덧칠만 해놓은 상태였다.
「MMMG」측은 “한남동 매장 건물은 1980년대에 세워졌는데, 처음 건물이 지어졌을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면서 “문과 창문, 조명은 원래 건물과 잘 어울릴만한 것들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등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작업 외에는 모든 인테리어를 직원들의 손으로 직접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MMMG」는 1999년 효자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처음 시작한 문구류 브랜드다.
이후 소격동의 작은 작업실, 원남동 이층집, 신당동 간삼 건축사무소, 안국동 오픈 스튜디오 매장 등을 거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그러다가 지난 7월 대형 매장 겸 카페, 그리고 본사 사무실이 한 곳에 있는 이태원 사옥으로 옮겨온 것.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뤄진 이태원 「MMMG」 매장에는 문구류와 가방, 카페, 가구, 디자인 서적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함께 구성되어 있다.



1층은 ‘MMMG store & lounge’로 「MMMG」 매장과 카페가 있어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층은 「MMMG」가 지난 6월부터 한국에 공식 수입하고 있는 스위스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 매장이다. 이태원 「프라이탁」 매장은 안국동이나 가로수길 매장에는 없는 상품이 많아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3층에는 해외 문화·예술 서적을 취급하는 ‘포스트 포에틱스’가 있고, 지하 1층은 한국과 일본의 두 가구 브랜드 「아이네 클라이네」와 「가리모꾸60」의 쇼룸, 그리고 「MMMG」의 본사가 있다.  그 밖에 지하 2층은 인테리어 디자인 사무실 ‘플랫엠’, 지하 3층은 「MMMG」의 물류 창고로 활용 중이다.






1층은 「MMMG」의 매장 겸 카페다. 안으로 들어서면 왼쪽에는 「MMMG」 상품과 몇몇 디자인 서적과 잡지가 구비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편하게 쉬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카페를 꾸며 놓았다.



현재 「MMMG」는 이태원점을 포함해 안국동점, 가로수길점까지 총 3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상품 종류를 구비하고 있고 신상품을 제일 먼저 선보이는 곳은 이태원 매장이다. 이 곳에서 신상품 시장 테스트를 한 후 타 매장으로 입고된다.



향후에는 문구류 외에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소품류도 선보일 계획이다. 노트, 다이어리, 달력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로 많이 옮겨감에 따라 일상 생활에 필요한 소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MMMG」측은 “기존 문구 위주로 인식되어 온 「MMMG」의 이미지에 변화를 줄 수 있을 만큼 색다른 제품이 소개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태원 매장에서만 판매되는 상품을 개발할 계획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간단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는 일본 가구 브랜드 「가리모꾸60」의 쇼파와 테이블로 꾸며져 있다. 고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마치 오래된 다방처럼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설정했다.





2층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프라이탁」의 단독 매장이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프라이탁」 전 상품이 구비되어 있어 오픈하자마자 마니아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동안 온라인 사이트나 해외 구매 대행으로만 살 수 있었던 것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으니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또 이태원 매장에서는 첫 모델인 메신저 백을 비롯해 30여 종류의 펀더메탈 라인과 2010년 가을 첫선을 보인 레퍼런스 라인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취리히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전 세계 프라이탁 플래그십 스토어를 제외한 매장으로서는 최초라고 할 수 있다. 「프라이탁」은 ‘재활용’의 개념을 새로 쓴 가방 브랜드로 유명하다. 흔히 알고 있는 에코백이 아닌 영구성, 내구성, 그리고 브랜드 가치까지 담고 있는 리사이클 가방으로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프라이탁」은 스위스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마르쿠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1993년 론칭한 가방 브랜드다. 형제는 기능적이면서도 튼튼한 가방을 구상하던 중 그들이 살고 있던 취리히 아파트 앞 고속도로에 줄 지어 선 화물 트럭을 보고 「프라이탁」을 처음 고안했다. 트럭용 방수포, 자전거 고무 튜브, 자동차용 안전벨트 등이 재활용되어 가방으로 태어난 것이다. 패턴과 색상이 다양한 방수포를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프라이탁」 가방은 제각각 모두 유일한 아이템이라는 특징이 있다.  「MMMG」는 2011년 봄 프라이탁 형제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본격적인 협의를 통해 「프라이탁」의 한국 공식 수입 딜러가 됐고, 여름부터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하 1층은 한국과 일본의 두 가구 브랜드의 쇼룸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리모꾸60」는 1960년대에 생산됐던 아이치현의 가구 브랜드 ‘가리모쿠’를 재편집해 2002년 론칭한 친환경 가구 브랜드다. 60년대 ‘가리모쿠’의 원형 그대로를 복원하고 거기에 최신 과학기술을 도입해 인체공학적인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아이네 클라이네」는 이상록, 신하루 씨가 구상하고 직접 제작하는 한국 가구 브랜드다. ‘하나의 작은’이라는 뜻의 독일어로, 원목을 사용한 오리지널 주문 제작 가구를 만들며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본질에 충실한 가구를 지향하는 「아이네 클라이네」는 60년 역사를 가진 「가리모꾸60」와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시간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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