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유통기업 셀렉트 숍 진출 잇따라

2011-09-22 정인기 기자 ingi@fi.co.kr

롯데·LG·CJ·동양 등 대기업군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투자

 



롯데쇼핑과 동양그룹, CJ오쇼핑 등 대기업들이 셀렉트숍(Select shop)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또 LG패션과 에이션패션, 엠케이트렌드 등 중견 패션업체들도 이 시장을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설정하는 등 자금력과 운영 시스템을 갖춘 메이저들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셀렉트숍 시장은 A-land, Flow, 보이플러스, 원더플레이스 등 군소 소매업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선발 업체인 A-land는 점포 수를 9개점으로 확대하면서 이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매출도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로수길, 홍대상권, 압구정동, 북촌 등 핫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이들 셀렉트숍 유통망이 빠르게 확대되고, 특히 전체 패션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 또한 상승세를 나타냄에 따라 메이저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롯데쇼핑(대표 이철우)은 1000㎡ 안팎의 전문점 형태를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한 신규사업팀이 상권 및 부동산 조사와 사업 모델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가로수길, 압구정동, 홍대 등 패션 핫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1000㎡ 안팎의 셀렉트숍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군소 브랜드 위주의 기존 군소 셀렉트숍과는 달리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지도 높은 테넌트와 패션 브랜드를 결합한 전문점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패션사업에 대한 비중을 확대 중인 동양그룹도 가로수길에 온라인 베이스의 <매그앤매그>를 가로수길로 옮겨 시장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 하프클럽과 오가게를 운영 중인 트라이씨클(대표 최형석)도 오프라인 셀렉트숍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CJ오쇼핑(대표 이해선)은 내달 중순 리뉴얼 오픈하는 압구정동 씨네시티 4층에 셀렉트숍을 오픈할 계획이며, 이에 앞서 스와브스키코리아는 이달초 가로수길에 <오프닝숍>을 오픈했다.



「버커루」와 「TBJ」를 전개 중인 엠케이트렌드(대표 김문환)는 최근 명동과 압구정동 두 지역에 셀렉트숍 사업이 가능한 빌딩을 임대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패션 콘텐츠 공급자인 동대문 거상들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유통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1~2개월 이내로 건물과 운영 모델을 확정할 계획이다.



「폴햄」으로 유명한 에이션패션(대표 박재홍)은 내년 3월부터 가로수길 VIP센터를 셀렉트숍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R&D센터로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가로수길 상권이 확대되면서 사업 모델도 전환하게 됐다.



「숲」을 전개 중인 동광인터내셔날(대표 이재수)은 미국 유력 아웃도어 셀렉트숍 <백우드(Backwood)>를 전개한다. 20여개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로 구성하며, 올해는 1차로 7~8개 직영점을 통해 선보일 것이며 향후 확대할 예정이다.





시장은 일단 긍정적…체계적 준비 필요
메이저 기업들의 셀렉트숍 유통시장 진출에 대해 시장은 일단 긍정적이다. 자금력과 운영 노하우를 갖춘 기업들의 진출로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통한 패션 유통 선진화 △사입제 정착으로 홀세일 시장 활성화 △패션 리테일 전문인력 양성 △홀세일 브랜드 시장 활성화 등 순기능적인 부문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홀세일 브랜드 관계자는 “셀렉트숍 유통은 리테일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당분간 국내 패션유통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며,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지금까지 영세한 몇몇 기업 위주로 초기 성장기를 거쳤다면 지금부터는 자금력과 운영 노하우를 가진 새로운 세력들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셀렉트숍 유통의 활성화는 홀세일 브랜드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며, 결과적으로 기존 원 숍 원 브랜드 중심의 프렌차이즈 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의 진출에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미 활성화된 상권에 거대 자본을 투자한 까닭에 높은 유통 마진을 남겨야 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콘텐츠가 외면하고 소비자가 외면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 내달 압구정동 씨네시티 4층에 오픈하는 CJ오쇼핑은 입점 디자이너들에게 38%의 높은 판매수수료를 제시하자 대부분 브랜드들이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진 실정에 놓였다.



한 입점 디자이너는 “38%의 높은 수수료를 물고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특히 위탁제이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높다. 샘플만 내걸고 형식적으로 입점할 수 밖에 없다”며 외면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유통사업은 투자 대비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미 높은 자릿세를 내야 하는 ‘뜬 상권’을 선택하기 보다는 ‘뜰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미래상권을 찾아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패션 유통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시장흐름에 발맞춰 패션 메이저들이 의욕적으로 진출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국내 패션 유통 환경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것이 패션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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