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수수료 인하 효과 없을 것” 시큰둥

2011-09-16 정인기 기자 ingi@fi.co.kr

기준 명확하지 않고 유통업체 추진 의지 없어 기대 난망



대형 유통 업체들의 판매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입점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혜택이 있을까?



공정거래위원장과 11개 대형 유통업체 대표들의 ‘판매 수수료 인하’ 합의 방침에 대한 입점 업체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규모’ 아닌 해외 SPA 브랜드와 ‘형평성’에 초점 맞춰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 등 11개 유통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판매 수수료를 3~7%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10월 1일부터 적용되며, 제품별 인하폭은 3~7% 범위에서 각 유통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대상은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납품 업체이다. 제조 업체는 종업원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원 이하가 해당된다.



이날 공정위의 발표 이후 패션 업체들은 “얼마나 반영될까? 우리 기업은 해당되냐?”는 등의 대화를 나누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따졌다.



그러나 결과는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를 이뤘다. 대상자가 ‘중소기업’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현재 시장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연간 50억원이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일부 영세 중소기업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실무 부서장들은 ‘판매 수수료 인하’에 대한 어떠한 지침도 받은 것이 없으며, 선거를 앞둔 선심용 정책이지 않느냐며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정부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만큼 일부 군소 업체에 대해 인하하는 모양새는 취하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성장가능성 높은 기업 키워야 ‘동반성장’가능
판매 수수료 인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대한 의견도 적지 않다. 지금처럼 기업 규모가 영세한 기업에 한해 ‘지원’ 형식이 아닌 ‘해외 브랜드와 형평성’을 맞춰달라는 것이다.



한 중견 패션 업체 경영자는 “국내 유통업체들은 럭셔리 브랜드에 이어 최근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자라」 「유니클로」 「H&M」 등 저가 브랜드에도 10% 안팎의 파격적인 판매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이는 똑같이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국내 패션 업체의 1/3 수준이다.



대형 유통 업체들이 진정으로 동반성장을 통해 국내 패션산업을 육성하려고 한다면 해외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성장가능성 높은 기업에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도 경쟁력이 낮은 군소 업체를 배려하기보다는 성장가능성 높은 기업을 키움으로써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패션 업체 경영자들의 지적이다.



수익성 만회 위한 유통업체 움직임 주목
판매 수수료 인하 합의 결정에 따른 유통 업체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당장 가시적인 변화는 없다고 하더라도 판매 수수료 위주의 영업전략은 빠르게 수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유통 업체 입장이다.



이에 따라 PB와 직매입 상품 등에 대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며, 인터넷 유통 활성화도 예상된다.



한 대형 백화점 임원은 “판매 수수료 인하에 대한 압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에 이어 글로벌 SPA 브랜드에까지 낮은 수수료를 적용한 탓에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PB를 늘리거나 브랜드 직매입 상품과 자체 셀렉트숍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인터넷 쇼핑몰도 활용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판매 수수료 인하 방침에 대한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대형 백화점은 강남역과 가로수길 등 핫 스트리트를 대상으로 1000㎡ 규모의 셀렉트형 유통을 추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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