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5 정인기 기자 ingi@fi.co.kr
공정거래위, 백화점 빅3·대형마트 대표 간담회서 구두 요청
정부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나치게 높은 ‘판매 수수료’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부위원장이 참석한 대형 유통업체 대표 간담회에서 “판매수수료 5% 정도를 내려주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 대표들은 물론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 대표들도 참석했다고 한다.
올 초부터 공정거래위원화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관련 기관에서 연이어 유통업체 판매수수료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나치게 높다라는 식의 발표를 통해 압박의 수위는 높여왔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며 수수료 인하를 주문한 것은 처음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공정위가 간담회 이후 관련 내용을 일부 언론에까지 노출하면서, 이번 만은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공정위는 이에 앞서 26일에는 백화점과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 수준 공개’를 추진한 담당 사무관을 7월의 공정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이 핵심 현안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고가 럭셔리 브랜드에 이어 저가 SPA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해외 브랜드는 10% 이하의 파격적인 예우를 하면서 국내 기업에게는 40%에 가까운 높은 판매수수료를 받는 현실이 공개됨에 따라 공정위 입장에서는 이번에는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유통업계 해외-국내 기업 간 역차별은 현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청년 실업 해소와도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어 갈수록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패션 유통업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세력을 키운 유력 SPA 브랜드들이 파상공세로 밀려들어오고, 특히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 이어 신규 복합쇼핑몰까지 파격적인 판매수수료를 책정함에 따라 국내 패션업체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스페인 SPA 「자라」에 대해 17%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받는 반면 비슷한 가격으로 경쟁하는 국내 브랜드에겐 35% 이상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점에 입점한 스웨덴 「H&M」에 국내 최대 규모의 매장을 내주고도 10% 이하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최근 오픈한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등 대형 복합 쇼핑몰들도 해외 SPA 브랜드에 10% 이하의 판매수수료와 노른자 자리를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받은 높은 수익을 해외 대형 브랜드를 파격적인 조건에 유치하는데 투자한 것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러한 역차별 정책을 펼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번 구두 지시의 배경이라고 한다. 대형 유통업체의 구체적인 판매수수료 인하 방안과 이에 대한 공정위의 반응에 90% 이상이 중소기업인 패션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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