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의류 밀려올 것” 대란 예고
2011-06-16 김경환 기자 nwk@fi.co.kr
내달 한·EU FTA 발효 앞두고 수출은 호기–패션은 위기
한-EU FTA 발효 시기가 오는 7월1일로 임박하면서 국내 섬유·의류 수출 업계와 내수 패션 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EU수출 업계는 호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패션 업계는 엄청난 위기에 봉착할 것이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국내 업체의 2010년 대EU 섬유류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수출과 수입 규모가 각각 11억 5400만 달러와 10억 1500만 달러로 거의 같은 수준인 데, 수출은 직물이 5억 3000만 달러 규모로 중심을 이루고 수입은 의류 를 포함한 제품이 6억 8500만 달러 규모로 중심을 이루는 구조여서 그 여파가 각각 어디에 강하게 미칠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우선 8~13%에 이르는 섬유·의류 수입 관세가 즉시 또는 5년 이내에 철폐될 예정이어서 수출 업계는 최근 공급 가격이 오르고 있는 중국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살아나면서 실적도 크게 늘어나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물 수출 업계의 경우 프리미에르비종·텍스월드·유러피안아웃도어 등, 의류 수출 업계의 경우 프레타포르테·후즈넥스트 등 유럽에서 열리는 유명 전시회에 참가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소재 업체의 경우 효과적인 상담을 위한 새로운 소재 개발을 위해 R&D나 시설 부문 투자를 늘리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의류 등 제품 수출 업체나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에도 최근 프랑스 드골 공항에서 보여준 한류 열풍은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의류·패션 업체들의 성공 가능성에 새로운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내수 패션 업계의 경우 명품 브랜드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유럽의 SPA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이 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이 무관세 혜택을 받을 경우 늘어나는 수익으로 새로운 마케팅을 전개하거나 매장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국내 유통 시장에서 낮은 수수료 등 입점 특혜로 역차별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이 우려된다. 유럽 직수입 브랜드의 경우에는 수혜가 예상되지만 소싱이 국내나 유럽이 아닌 중국 등 여타 국가에서 이뤄질 경우에는 제외된다. 최근 유럽 브랜드 업체들은 중국 소싱을 줄이고 동유럽 생산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U 27개국 중에는 봉제 기반이 전무한 국가들도 있지만 스페인을 비롯 생산 비용이 저렴한 발트3국 등 동유럽 국가들이 생산 기지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FTA 발효가 유럽 SPA 브랜드의 범람이나 지식재산권 분쟁 빈발 등 패션 업계에 위기로 볼 수 있지만 대응 방법에 따라서는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유럽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지원하는 ‘글로벌 브랜드 만들기’도 이를 감안해 보다 업그레이드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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