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면 상권 ‘유통 패러다임’이 바뀐다

2011-03-11 정인기 기자 ingi@fi.co.kr

패션업체, 직영점 늘리고 매장 대형화 흐름 대세 리테일 전문인력 양성·콘텐츠 개발 선행돼야

노면상권 유통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변화의 큰 틀은 ‘패션기업 직영’과 ‘매장 규모 대형화’. 국내 패션 유통은 지난 20여년간 ‘대리점’이라는 프렌차이즈 시스템이 대부분이었다. 이 시스템은 대리점주의 소액 투자를 기반으로 유통망을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그동안 패션기업이 소자본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근간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치솟는 부동산 임대료와 △상권난립으로 인한 단위 점포의 매출 저하 △대리점주 수수료급등 & 지원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자라」 「H&M」 「유니클로」 등 해외 브랜드들이 수도권은 물론 지방 대도시까지 세력을 확장함에 따라 이들과 견주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간이 받쳐줘야만 ‘괜찮은 브랜드’로서 입지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유통 전문가들은 “최근 노면상권에서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150~330㎡ 이상의 공간을 갖춰야 하지만 자본력이 약한 대리점주들의 능력으로는 쉽지 않다. 더욱이 대부분 대리점주들이 대형 매장을 효율있게 운영해본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유지’가 쉽지 않다”며 프렌차이즈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했다. 제대로 된 브랜딩 차원에서도 직영 & 대형화는 필요하다는 것이 경영자들의 주장이다.

「폴햄」을 전개 중인 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은 “국내 시장의 브랜드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브랜딩이 필요하며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또 최근 획일적이고 단순했던 것이 인디비주얼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도 유통 전략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력·자본력 갖춘 기업이 주도
직영화는 ‘브랜드력’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 추세다. 한 매장 오픈에 최소 10억원 이상 투자해야 하고, 대형 점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지도와 집객력을 갖춘 브랜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을 갖춘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LG패션(대표 구본걸)은 최근 「TNGT」를 중심으로 직영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수도권에만 20여개 중대형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지난달에도 아셈몰에 250㎡ 규모의 직영점을 계약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TNGT」80개점, 「TNG TW」 60개점을 운영 중이며, 올해도 132㎡ 이상 유통망을 40개점 더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 권병국 상무는 “가로수길, 삼청동, 아셈몰 등 핫 스팟 지역 점포에는 다양한 브랜드를 아웃소싱 하는 등 새로운 유통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 맞춰 과감한 유통 전략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SPA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코데즈컴바인(대표 박상돈)은 올해 아웃도어와 아동복을 잇따라 출시하며 연일 유통가 화제를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홍대 상권과 타임스퀘어 등 주요 상권에 500㎡ 이상의 직영 대형점을 오픈하며 노면상권 유통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에도 「코데즈옴므」를 신규 출시하는 등 대형화에 걸맞는 브랜딩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박상돈 회장은 “직영 대형점이 해법이다. 보다 다양하고 전문화된 라인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점포가 필요하다. 특히 무엇보다 좋은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정적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유통의 거품을 빼야 한다. 주요 상권이라고 하더라도 15% 안팎의 유통 비용이면 대형점 오픈이 가능하다”며 내년까지 330~990㎡ 규모의 대형 점포를 70~80개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광인터내셔널(대표 이재수)도 대형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이 회사는 최근 원주, 진주, 동탄, 타임스퀘어 등에 최소 231㎡ 이상의 대형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달초에도 전주 송천에 660㎡ 규모의 직영점을 오픈했다.

대형 점포에는 핵심인 ‘우먼 라인’을 비롯 ‘영 제너레이션’ ‘스위트 숲’ ‘액세서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향후 남성 라인을 추가하는 등 브랜딩 전략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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