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치는’ 백화점 고스톱에 입점업체 멍든다

2010-10-15 정인기 기자 ingi@fi.co.kr



신세계 ‘스타일마켓’ 변칙 쓰자 롯데도 뻔뻔하게 무임승차 채비
대통령까지 공정한 사회 외치는데도 유통업체만 ‘모르쇠’ 일관

신세계와 롯데 두 대형 백화점의 횡포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최근 신세계가 성남 이마트에 ‘스타일마켓’이란 변종 점포를 오픈하면서 패션업체들의 원성을 산 데 이어 이번엔 롯데가 ‘롯데아울렛 수수료’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스타일마켓은 신세계가 이마트 성남점 2층에 오픈한 변종 유통 채널. 대형마트 내에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켜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출범시켰다. 그러나 스타일마켓은 오픈 이전부터 문제가 많았다. 지나치게 높은 판매 수수료가 가장 큰 문제였다.

대형마트 내, 그것도 검증이 안 된 신 유통에 수수료를 32~33%의 웬만한 백화점 수준으로 책정한 것이다. 신세계는 일부 여성복은 20% 중반, 심지어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지컷」은 10% 초반대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등 ‘기준’과 ‘상도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행태로 일관했다는 입체들의 원성이다. 그러나 입점 업체들은 절대 강자인 백화점의 강압에 별다른 반대 한 번 못하고 있다.

“판매 수수료 외에도 피해가 적지 않다. 허술한 외관 설치 탓에 브랜드 이미지도 문제고, 영업시간이 늘어나 관리비용도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어 손실이 적지 않다. 더욱이 중간관리 대리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개인 사업자들은 타격이 무척 심각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또 다른 대형 백화점인 롯데는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롯데아울렛 판매 수수료를 20%대로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조심스럽게 표명하고 있다. 신세계처럼 장사도 안 되는 대형마트에 입점하면서 그런 조건으로 들어가는데 롯데아울렛은 장사가 잘 되니 괜찮지 않냐는 것이다.

신세계의 안하무인적인 행태에 적지 않은 손해를 입은 패션업체들은 이번엔 롯데의 입장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롯데가 신세계를 비난하고 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를 명분으로 롯데아울렛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계산이니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 패션업체 몫이다.” 입점 업체들은 두 백화점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패션업체 대표는 “힘있는 대형 유통업체가 자기 점포에 중소 패션업체를 입점시키면서 판매 수수료를 올리거나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안하무인적인 행태를 반복할 경우 중소 패션업체는 부실경영으로 이어져 하나 둘 씩 무너질 것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럭셔리 브랜드에 이어 「자라」 「H&M」 「유니클로」 등 똑 같은 ‘가격’으로 싸우고 있는 해외 저가 브랜드에는 330~1000㎡의 넓은 면적과 국내 브랜드의 절반 수준의 판매 수수료를 받으면서 약자인 국내 브랜드에만 그 비용을 고스란히 덮어 씌운다면 국내 패션산업은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이 자명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백화점의 미래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최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상생’을 통한 ‘동반 성장’을 역설하고 있는데, 횡포가 가장 심각한 유통업체는 왜 손도 못 대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식경제부와 같은 소관 부처도 말로만 국내 패션산업 발전과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외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당장 눈앞에 닥친 현안부터 해결하는 것이 패션 선진화를 위한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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